라일락
이 싱그러운 초록의 오월에 나는 느닺없이 병원을 들락이고 있다.
올 봄 건강검진에서 한 가지 체크 요인이 생겨
검진 병원에서 결과지, 의뢰서와 영상자료를 받아서 대학 병원에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가 검사를 하고 엊그제 그 결과를 보러 다녀 왔다.
내용인즉
왼쪽 가슴에 미세 석회화가 있다고 정밀검사 하라고 검진 병원에서
당장에 MRI를 자기 병원에서 예약하고 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렇지만 여하한 일이 생겼을 때 조치가 가능하지도 않은 그곳에서 정밀 검사를 할 수는 없는 일.
대학 병원이라는곳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하는지라
그 검사일정을 잡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
검사 당일에 X선 촬영과 초음파를 찍고 조직 검사까지...
그 조직 검사라는 게 그야말로 총 맞는 것처럼 에어 타카핀 쏘는 소리를 내며
여러 번을 조직을 떼어 내더라고,
부분마취를 하고 진행을 하니 내 귀에는 소리만 들려
그 여러번의 소리가 여기 저기 부위가 넓은 게 아닌가 아주 걱정 스러웠다.
나중에 보니 예전에 농담으로 어떤 일본 사람 이름을 `깐이마 또 까` 라며 웃었는데
그것처럼 거의 같은 곳에서 여러번 검체를 채취 했더라...
검사를 끝내고 나오는 데 용액에 둥실 둥실 떠다니는채취물을 보여 줘서 질색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보여 달라고 한다고..
그러면 보여 달라는 사람들이나 보여 주지.. 왜 보여 주냐고,
등심붓꽃
그리하여 검사 일주일 후 결과를 보러가서
그야말로 졸지에 느닺없이 각중에 중증등록을 했다
국가 건강보험에서 이후부터 이 질병으로 진료 받는 것은 95% 지원이 된단다
젊어 직장 다닐 때 의료보험 많이 낸다고 투털 거렸더만 이렇게 받게 생겼다.
진단명이 상피내암 0기라고...
약 7mm 정도 되는 부위에 점점이 하얀 미세한 점이 있더라
그게 석회화라네.. 참.
어쨋든 암이 아니어도 수술을 해야하는데 악성암은 아니라니
의사는 아주 럭키한 상황이라고 말은 했지만 일단 암이라는 거잖아..
그 경황에 의사에게 질병 분류코드가 어찌 되냐고 질문하는 나는 또 뭐냐고.
거금의 진단비를 받는 그 질병코드는 피해 갔네..
일단 입원을 해서 정밀 검사를 받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방법과 치료방법이 달라 진다고...
일단 현 상황으로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만 받고 항암은 안해도 된다니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그러나 수술 후 다시 조직 검사 후 달라지는 수도 있다기도 하고
이제 부터는 절에 간 색시 신세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온통 내어 맡겨야지 별 수 없다.
각시 붓꽃
해가 잘 드는 곳과 그늘진 곳의 꽃색이 확연히 다르다
지난 3일날 하루 종일 바빴는데
오전에는 농협주도의 농가주부모임에서 환경캠페인 봉사활동이 있었고
점심 때는 동네 마을회관에서 부녀회 주관 마을 잔치 참석
오후에는 병원에 가서 결과 통보 받고.
어제는 `집 나가는 * 이 보리 방아 찧어 놓는 다고` 주말에 애들도 온다 했고
나중에 입원 할 때를 대비해서 이 일 저 일을 몰아서 했다.
남편은 새벽에 낚시를 갔고
혼자서 아침결에는 땅콩 모종과 오이, 각종 박이랑 나머지 모종을 내다 심고
낮에는 지난해 농사 지었던 들깨를 씻어 건져 내어 널었다
나중에 퇴원 후 금방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고 날이 더워지면 벌레라도 나면 안되기도 하고
마침 애들 온다 할 때 기름 짜서 사돈 댁에도 드리고 그려려고 서둘렀다.
오후에는 마지막 저장 무가 아직도 멀쩡해서 아까우니 깍뚜기 한 통 담아 놓고...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었는지 오후에 조금 몸살기가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나름 병원가는 것에 긴장감도 있었을 테고
일도 몰아 하니 몸이 신호를 보내는 듯.
저녁에 쌍화탕 하나 데워 몸살약과 함께 먹고 푸욱 쉬었다.
자고 나서 오늘도 그리 명쾌하지는 않지만 조금 견딜 만하다.
입원 일정은 이달 25일
아마도 정밀 검사 포함 두 주일 정도 입원해야 하는 모양.
입원 이틀전에 코로나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받아야 된다
병원도 맘대로 못가는 이상한 시절에 살고 있다.
혹 코로나 걸리면 안되니 더 조심하고 있다가 병원엘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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