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독일 붓꽃들이 피고 있다.
본시 살던 곳에서 멀리 와서 인지 은근 까탈스러운 아이들이다
장마철을 잘 못 넘기면 여차해서 잃는 수도 있고...
물을 싫어 하지는 않지만 물빠짐이 아주 잘 되어야 하고
뿌리가 땅속 깊이 심겨 지면 또 안되고..
그러다 보니 겨울에 동사하는 수가 있어 겨울에는 흙을 좀 덮어 주고 신경을 써야 한다
마을 송씨 영감님댁 마땅 끄트머리에 거의 잡초 수준으로 있던 것을
두어 촉 떼어 와서 올해 3년차가 되니 이리 꽃이 피었다
순수 노랑은 아니지만 우리집 유일한 노랑의 독일붓꽃이다.
우리집 독일 붓꽃 중에 화기가 그중 늦은 아이인데
이 곳이 해를 잘 받는지 한 송이 피었다.
다른 곳은 이제 겨우 꽃대를 올리고 있는 중.
한 무더기 그득한 곳이 있는데 그곳에 무리 지어 피면 아주 장관이다
독일 붓꽃 중 제일 먼저 피는 이 아이는 이제 끝물이다
맨 위 흰꽃과 나란히 있는 애와 비슷한 것 같지만
치마의 무늬도 다르고 색도 차이가 있다 윗쪽의 붓꽃은 꼭 비로드 천의 느낌이 난다
노랑 꽃창포와 부채 붓꽃들도 꽃망울이 꼳 터지지 싶고
청보라의 나비 꽃창포와 검은 색에 가까운 꽃이 피는 루이지애나 블렉 레임 콕
같은 애들은 좀 더 있어야 피지 싶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이 아이들이 피는 것을 보고 싶다
나중에 퇴원해 와서 다 지고 없으면 너무 섭섭할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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