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풀밭과 텃밭과 꽃밭

by 풀 한 포기 2022. 5. 17.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

굳이 구분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비탈.

집에서 두번째 아래에 있는 밭의 그 것인데

우리 집이 밭을 층층이 내려다 보는 형태라서 집에서는 안보이고 

부러 내려가서 보든지 집으로 올라 올 때 볼 수 있는 곳이다

 

저 멀리 붉게 보이는 것은 꽃양귀비 그 아래가 황매화 그 아래가 아직 꽃이 안 핀 노랑꽃창포

가까이 보이는 청보라는 토종 붓꽃이고 

지저분하게 다 풀밭인듯 보여도 저 곳에는 국화도 있고 스피아민트도 있고

톱풀이라든지 뭐 여타의 것들이 뒤섞여 있다.

물론 풀이 더 많은 지도 모르지만.

풀을 죄 뽑고 꽃만 놔두고 싶지만 그것이 절대 불가능이다.

이런 곳이 여기 말고도 몇 군데 더 있으니까.

게다가 주종을 이루는 것이 쇠뜨기와 쑥이라는 ...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풀이 많이 나기 전 이른 봄에 뭐든지 가져다 심는 것...ㅎㅎ

 

삼중 바닥 스테인리스...는 아니고 삼중 꽃이 피는 작약 되시겠다.

연전에 흰 작약이라고 이른 봄 뿌리 한 덩이를 보내준 분이 계셨는데

나중에 이것이 커밍아웃을 하고 보니 비비추였더라는,

그 후에 다시 흰작약이라고 한 삽 푹 떠서 직접 가지고 이 골짜기까지 왔었다.

그리고 해를 넘긴 지난해 꽃이 피었었는데 유감천만 이쁜 핑크 핑크한 것 딱 한송이,

드디어 올 해 제대로 한무더기 꽃이 왔는데 그야말로 삼중 색의 꽃들이 피었다.

한 뿌리에서 얘들은 뭔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일이...?

어쨋든 4년만의 대역사 그  결말은 해피 앤딩.

 

소원하던 흰색의 꽃이 그중 당당하다.

 

씨앗을 받아 재 작년 가을에 파종했고 

지난해 제 자리를 찾아 심어 준 부채붓꽃

이렇게 무리 지어 피니 여린듯한 꽃송이가 참 매력적이다

 

비슷한듯 하지만 아주 다른 두가지 독일 붓꽃

오른쪽은 위에 무리지어 핀 것과 같은 것으로  치마는 자주빛이 나는 보라에 저고리는 연 보라.

왼쪽은 청보라 치마에 흰 테두리가 있고 저고리는 흰색.

이 것은 몇 년전에 어린 촉을 얻어 와 심어 이듬해 딱 한송이 꽃을 보고 

그 해 여름 장마가 길어 다 녹아 버리고 한 촉인지 넘았었는데

그 옆에 있는 것도 같은 상황이라 자리 옮겨 심었지만 

이것 인지 저것 인지 정말 그것이 살아 있는지 알 수 없이 2년이 지나고

올해 꽃대를 올려 꽃이 피었는데...드디어 반갑게 살아 남아 이렇게 씩씩하다.

그야말로 5년간의 긴 여정.

제법 여러 포기로 늘었으니 내년쯤 보험 들듯이 조금 떼어 다른 곳에 심어 놓을 요량이다

독일붓꽃은 제자리에서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하니 ...

 

사방천지 샤스타 데이지 

우물이 있는 뒷편 언덕배기 한가득.

저 아래 연못 위 밭으로도 한가득...

동네 어르신 에구...콩이라도 심어 먹지..ㅋㅋㅋ

 

이제는 꽃이 피면 씨앗이 여물기 전에 화악 베어 버린다.

나름 개체수 조정 중이나 별 효과는 없는 듯하다 워낙 많으니까.

이것이 꽃대접을 하니 그렇지 성질은 딱 우리나라 쑥이나 개망초같다

몇년 전 먼곳으로 씨앗을 왕창 받아 보냈는데 그 댁은 워낙 넓기도 하고 

아직은 대접을 잘 받고 있는듯...

 

그래도 이쁘니까 봐 준다...너, 샤스타 데이지

흰작약이라고...씨앗을 얻어 심어 올해로 4년만에 꽃이 피었는데

이 배신감 ,

그동안 얼마나 애지중지 깨진 똥단지 위하듯 했건만 연.분.홍.

 

지금 작약이 하나 둘 꽃이 피는데 이 것도 올해 처음 꽃을 본다.

기왕에 있는 분홍받침에 흰 꽃심과 비슷하다.

사진으로만 보고 다른 품종이라고 골라 산 게...그래도 이쁘니까

비슷한 거 한무더기 더 있어도 괜찮지...애써 다독 다독.

 

꽃은 사서 심은 것들도 물론 이쁘지만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들이 훨씬 애착이 간다

어디서 누구에게서 나에게 왔는지 그 스토리가 어쩌면 꽃과 함게 피어 나서 일지도 모르겠다.

꽃을 좋아 하는 이들의 마음 향기가 그 꽃에 배어 전해지는 것이니까.

 

 

 

'골짜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안달을 하니,  (0) 2022.05.24
사방천지 꽃  (0) 2022.05.20
오월은 푸르다  (0) 2022.05.11
붓꽃의 계절이 시작 되었다  (0) 2022.05.09
흰색의 꽃에 대한 열망.  (0)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