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은 늘 느닺 없다.
조심 조심 아주 느리게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게 하다가
며칠 기온이 높아진 것에 화들짝 놀랐는지
모든 꽃들이 동시에 화르륵 피고 말았다.
매화가 피었어요...꽃 보러 오세요...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인데
하룻밤 새 벚꽃까지 활짝 피었다.
행여 꽃 보러 오는 이들이 저를 빼놓을까 봐 안달을 낸 것인지,
저 길따라 정다운 이 오기를 기다리며 개나리 별처럼 피었을 뿐.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온 사방에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 버렸다.
벚꽃은 조금 참아 주면 좀 좋아...
여러 날 꽃을 기다리며 가슴 두근 거리는 날들을 즐기고 싶었는데...
뭔 일이람.
고개 들어 하늘만 보고 있지 말라고
발 아래 빈카 조르륵...
묵은 줄기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바싹 잘라 주었더니 아주 말끔하게 새 순에서 꽃이 핀다.
꽃밭을 지키고 있는 춘배
이 동네 고라니들의 식성은 꽃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이 무스카리를 탐하는지라
춘배가 즈이 집 옆댕이 꽃밭은 이렇게 굳건히 지켜 아직은 무사하다..ㅎ
애태우던 하얀 앵두 꽃이 피었다 오른쪽
확실히 비교가 된다.
수분이 잘 이루어져서 올해 꼭 하얀 앵두 열렸으면 좋겠다.
명자도 이제 피기 시작이다
맨 아래 것은 친정 엄마가 키우시던 것이고
그 위에 흑광은 작년에 새로 들인 것,
맨 위 두 가지는 먼데서 보내 주신 것.
앞으로 한 두 가지 정도의 다른 색이 필 것인데 자못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