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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선물

by 풀 한 포기 2022. 1. 11.

동네 형님께서 두부를 했다고 몇 모 가져가라 전화를하셔서

내려 가서  받아 왔다.

이 추위에 힘든 두부를 만드시고 나누어 주기까지 

비지는 띄우고 있으니 다 뜨면 그것도 가져다 찌개 끓여 먹으라 말씀하신다.

 

콩을 많이 해도 두부는 아주 조금 나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나 주시는 것은 

엄청 크게 마음을 썼다는 것을 알겠다.

 

 

받아 오자 마자 조금 잘라 두부 김치로 먹고 

나머지는 일단 물에 담가 시원한 곳에 두었다.

며칠 동안 맛있는 두부 잘 먹을 수 있겠다.

 

선물 ;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줌.

 

선물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게 첫번째 미덕이라 생각하는데

애들 어릴 때에도 그리 말을 했더니 어느 어버이 날에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콩나물 200원어치를 사온 적이 있었다 엄마 선물이라고...

 

남편의 마을 후배가 쌀농사 지어 도정했다고 한 자루 싣고 올라 왔다.

농사라는 게 얼마나 함들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형님 드시라하면서 이렇게 가져 다 준다는 게 여간한 마음이 아니지 싶다.

 

두부 몇 모,

쌀 한 자루,

마음 다한 진짜 의미의 선물을 연초부터 받아 놓고 

보고 또 보고 저것을 아까워 어찌 먹나...?

그야말로 배부른 걱정을하고 있다.

 

이마을에 터를 정해 살고 있고

생이 다할 때까지 살아 갈 생각이지만 

이렇게 정이 도타와 지니 어디 갈 수도 없게 생겼다.

 

바깥 날씨는 바람도 일고 몹시 춥지만

귀한 선물을 받아 놓고 안에서 내다 보는 창밖 햇살은 너무 따스한 봄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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