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해 꼴짓날 송년회는 핑계고 며칠 남지 않는 남편의 생일 미리 축하 겸
친한 동생 부부와 함께 얼마 전 개통했다는 보령터널을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전 날 거의 폭설 수준으로 눈이 내려 갈 수 있으려나 애간장을 태웠는데
산 고랑탱이에 사는 우리집만 눈이 쌓였지 길을 나서니 다른 곳은 미미한 수준.
보령터널은 동생부부도 개통하자마자 다녀왔고
남편도 엊그제 동네 어른들과 한 차례 다녀 왔지만
게으른 나는 별 관심 없어 혼자만 못가봤다고 다들 독려해서 길을 나선 것.
마침 며칠 후에 있는 남편의 생일 축하겸 동생네 차로 모셔(?)가서
미리 축하 대접을 받았다.
터널에 도착 하기 전에 예약해 둔 간장게장집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곳은 동생네가 한번 맛을 본 후 우리를 생각해서 부러 찾아간 곳.
마침 들어간 `동백`이라는 이름의 방 벽에 있는 어느 연예인의 싸인이
재밌게 보여서 ...
상차림은 정갈했다.
주 메뉴인 간장게장 백반 4인분과
소주를 마시겠다는 남편의 술안주로 훈제오리구이 한판도 시키고
방풍밥
방풍나물을 말려 가루로 낸 다음 섞어 밥을 한 것.
향은 그리 진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방풍향이 나서 먹을 만 했다.
늘 억세지는 방풍나물을 눈흘려 보곤 했는데 이곳에서 그 활용도를 찾은듯...
내년에는 방풍나물을 말려 꼭 분말로 내보리라..ㅎㅎ
상차림에 비해 가격은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알이 찬 꽃게와 짜지 않은 양념도 괜찮았고
신의 한 수는 곱게 채썰어 얹은 청양고추...
처음 볼 때는 다소 산만(?)하고 얌전한 느낌이 나지 않았는데
간장에 고추향이 스며들면서 아주 맛깔스러워졌다
동생네 덕분에 우리가 아주 호사를 했다.
표지석이 보이니 드디어...
보령해저터널 입구
터널안에 들어 서니 뭐...여늬 그냥 터널과 다를게 없구만...
어디 물새는데 없나 봐라.
바다냄새가 나지 않느냐
터널안에 들어 오니 귀가 먹먹하다 등등 농담을 해가며 우리나라에서 그중 길다는
보령에서 원산도를 지나 안면도에 이르는 해저터널 6.3km를 지나
굳이 안면도에 갈 일은 없으니 다시 돌아 나와 되짚어 돌아 왔다.
뒷 좌석에 앉아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사진의 질은 형편없지만 그래도 ...ㅎ
터널을 돌아 나와 수산 시장에 들렀다
몇 가지 생선도 사고 한바퀴 휘돌아 나오며 그래도 여기가지 왔으니 바다는 봐야지...
바닷바람은 사납고 추웠지만 건너다 보이는 바다는
조금 성난듯 검푸른 색이지만 하늘은 평화로웠다.
그야말로 덕분에 송년회 나들이 거하게 하고
누가 터널 얘기하면
`응~~나도 갔다 왔어` 그럴 수 있게 됐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