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설날 아침이 흰 눈과 함께 밝았다
서설이니 올 한해 늘 즐거운 일이 가득하리라 주문처럼 마음에 담는다.
설날 전에 휴일이 여러 날이 되고 설 뒤로 짧으니 따라서 아이들이 미리 올 것이라서
오는대로 날을 가릴 것 없이 뭐든 먹여야지 하는 생각에
아이들 오기 전에 미리 전을 부쳐 놓았다.
간단히 하려고 녹두는 담그지 않아 생략했다.
아이들이 모여 있을 때가 명절이니
시절과 어울리거나와 상관없이 문어를 삶아 설 전전날 저녁을 먹었다.
며느리가 육회거리를 사 온다 해서 유구 하나로에 명절이라 육횟거리 작업을 안해
없으니 그냥 오라 하고 참고로 문어 먹는다 했더니
그에 어울리는 유자술을 챙겨 와서 한끼는 문어 숙회로 해결 봤다.
대단한 애주가는 아니지만 캠핑 갔다가 서천에 들러 양조장에서
직접 한산 소곡주를 샀다며 그것도 함께 가져 와서 음식에 따라
술을 유자주, 소곡주, 막걸리, 소주 번갈아 가며 매끼 반주를 했다.
두부 김치를 먹을 때는 막걸리...ㅎㅎ
그래도 설음식에 잡채는 해야...ㅎㅎ
며느리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소 갈비찜도 하고 삼색 나물도 조금씩 해놓고
한끼는 묵은지 등갈비찜을 해서 여러가지 안차리고 매끼 간단하게 먹었다.
설 전야제(?)는양장피로...
빨리 해먹이느라 얌전하게는 못담고 대~충.
남편이 육전을 해먹이라 성화를 해서 김치에 육전 딱 그 세 가지로 저녁을 먹었다.
이렇게 먹으니 밥을 안 먹겠다해서 아주 조금씩 냉이 된장국에 입가심 정도로...
정작 설날에는 다시 올라가야 되고 바쁘니 미리 와 있는 동안에
그동안 먹이고 싶었던 것을 차례로 해서 먹였다.
설 전날은 아이들 셋이 아들은 만두피를 밀고 딸과 며느리는 만두를 만들었다.
워낙 왕만두라서 100개쯤
다른집 300개보다 많은 양이라는 거..ㅎㅎ
애들 올라 갈때 만두도 따로 싸고 꼬리 곰탕과 떡국떡
문어도 양이 많아 다리 몇개씩 냉동으로 해서 싸보냈다
아들이 유난히 좋아라 해서 꽃게 양념무침도 했는데
딱 한끼를 먹고 나니 너무 많이 남아서 딸은 매운 거 별로고 아들만 싸 보냈다.
이러다 보니 각각 한 상자씩 뭔가 꾸려 보내게 된다.
명절 끝에 어디 나가 사먹는 것도 그러니 한 두끼라도 엄마가 싸준 거 먹으라고...
설날 아침
밤사이 눈이 내렸고 오전 내내 눈이 제법 내려
다시 올라 가야 하는 아이들 걱정이 되었지만
딸아이는 지난번 처럼 눈오리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날씨는 기온이 높아 낮동안 내리는 눈은 해가 나오면 녹고
구름이 지나가면 또 내려 조금 쌓이기도 하고 그랬지만 길의 눈은 치웠고
대부분 녹아 차가 다니기에는 지장이 없겠다.
설날 아침은 떡 만둣국
점심은 낙지전골 그렇게 해먹여 길이 더 밀리기 전에 등밀어 보냈다
아들네는 처가에 가야하고
딸은 설 전에 하던 일이 남아서 집에 가서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다들 올라 갔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설날 숙제를 마무리 했다.
남편 생일 지낸지 얼마 안되어 간단히 보낸다 했더니
아들 보다 하루 먼저 내려 온 딸이 이게 무슨 간단히 냐고 ㅎㅎㅎ
엄마 마음이 이거 하나 더..이것만 그러다 보니.
정말 하던대로 하게 되었다는..
나중에 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때 아이들 기억에는
엄마 밥이 그중 기억에 남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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