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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감 횡재

by 풀 한 포기 2021. 11. 26.

우리 토종감나무

이곳에서는 골감이라고도 부르는데 알이 작은 대신 씨가 없다.

 

다른 종자의 감은 올해 모두 흉년인데

이 토종 감은 그야말로 가지가 찢어지게 열렸다.

 

친한 동생네 밭가에 묵은 감나무가 있어서 그것을 따러 가자 해서

볕 좋은 오늘 오후에 두 집 부부가 회동을 했다.

시골에는 나이 든 노인들이 대부분이고 또 바쁜 때이기도하고

이 토종감은 상품성도 없으니 일삼아 따려는 사람들도 없다.

 

기다란 장대 끝에 낫을 붙들어 매서 

나무위에 올라 가지에 걸어 흔들어서 감을 떨구면

나무 아래에 있는 사람이 줍기만 하면 되는데 나중에는 그냥 나무에 올라 서서 

마구 흔들어 대니 우수수 감이 떨어 지는데 아주 재미 졌다.

 

상대적으로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남편은 구경꾼이고

날렵한 동생 남편이 힘든 일은 다 해줬다는...

 

잠깐 사이에 이렇게 엄청 많이 땄다

동생네도 집 바로 옆에있는 나무에서 감을 따서 여기 저기 택배로 보냈다 하고

이미 딴 것들도 있다 해서 대부분 우리가 가지고 왔다

오자마자 골라서 남편 친구네 시누이네 보낼 것은 택배 포장을 해놓고

내일 친정 동생이 온다 해서 보내려고 상자에 따로 골라 담아 놓았다

결국 내 차지는 떨어질 때 깨졌거나 이미 연시가 되어 물컹 거리는 것만 챙겼다 ㅎㅎ

 

이미 서리도 몇번 맞았고 추위도 몇차례 겪었으니 

그냥 서늘한 곳에 두면 절로 홍시가 될 것이고 

그러면 홍시가 되는 순서대로 먹으면 된다 

크기가 작아 그렇지 감 중에 당도는 그 중 으뜸인 우리 토종 골감이다.

 

아직도 나무에 남아 있는 감이 많지만 

더 이상 욕심 부려봐야 다 먹을 수도 없는 일.

오늘 하루 충분히 즐겁게 감을 땄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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