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번주 토요일에 온다고 해서
미리 해치워야 한갓지게 애들 맞이하고 편히 쉬려고 김장을 시작했다.
올해는 나남없이 다들 배추가 션찮아서...
어쨋든 포기 수로는 어마무시하게 100포기 잘라 쌓아 놓았다 ㅎㅎ
커다란 통 두개에 소금물을 해서 절이고
저 위에 넓은 통을 얹고 물을 부어 눌러 놓았다.
하룻 저녁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씻으면 되겠다.
배추를 절여 놓고 밭에서 쪽파도 뽑아 까놓고
뿌리갓도 뽑아 손질을 했다.
이곳 유구 특산품인 뿌리갓.
토종배추 뿌리처럼 생겼는데 맛은 알싸한 겨자 맛이다
여기 시장에서는 뿌리갓 김치도 팔고 있고
김장철에는 저 뿌리를 곱게 채썰은 것을 봉다리에 담아 팔기도 한다
나는 너무 단단하고 작은 뿌리를 채썰기 힘들어서 올해는 갈아서 넣었다.
채썰으나 갈으나 거기 들어 가는 것은 마찬가지 겠지.... ㅎ
찹쌀 죽도 한 솥 끓여 놓고
마늘 생강은 진즉에 다 갈아 놓고 황석어 젓갈도 끓여 놓았고
새우젓은 내가 담은 것을 올해 까지는 쓸 수 있어 사지 않았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절인 배추를 씻었다.
물 빠지라고 소쿠리에 돌려 담고 보니 꽃이 핀 것 같다.
물 빠지는 사이에 이른 아침을 먹고 오늘이 유구 장이어서
생새우를 사러 부지런히 장에 다녀 왔다.새우젓도 새로 담아야해서
지지난 장날 부터 단골 생선집에 갔는데도 계속 일기가 안좋아 배가 조업을 못해
생새우를 살 수 없어서 오늘 다시 나가 본 것.
지지난 장에 가서는 새우가 없어 못사고 낙지하고 중하새우 고등어 그렇게 사왔는데
집에 와서 낙지를 손질하다 보니 계산을 잘못해서 이만원을 덜 주고 왔다
낙지를 처음에 이만원어치 달라 하고 적은듯해서 그만큼을 더 사고
중하새우 이만원 고등어 만원 그리 사고는 달랑 오만원을 내고 왔다
받은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아무 생각 없이...ㅎㅎ
낙지를 이만원어치 산 줄...
지난 장에 가서 이만원을 주니 뭔 돈이냐구...?
사연을 얘기하니 모른다고 ..어쨋든 낼 사람이 아니까 받으라하고
새우는 없어 돌아서려니 커다란 반건조 장어를 담아 울 남편 구워 드리라고
억지로 주어서 받고 마침 생굴이 있어서 그것만 사가지고 왔었다.
그날이 지난 토요일 새우를 샀으면 동생이랑 시누이도 나누어 주려고 했는데
굴만 사와서 시누이와 보쌈 먹을 때 생굴을 상에 올렸었다.
오늘은
생새우를 6 kg 사서 우리 김장에 넣고 나머지는 새우젓을 담았다.
지금 담아야 내년 김장 때 쓸 수 있어서 싱싱하고 좋은 새우 있을 때 담느라고
김장 속 넣기 전에 하느라 바빴다.
남편을 데모도 삼아 점심도 제 때 못먹고 오후 2시까지 속을 넣었다.
동생네,친구네, 아들,딸, 그리고 우리 꺼.
좌우간 김치통 열 다섯 개. 택배 박스 하나,그리고 겉절이는 작은 통으로 세 통
그래도 올해는 어제 저녁에 남편이 무채도 밀어 주고 속을 버무려 줘서
다른 때 보다 비교적 수월하게 했다.
나는 속을 넣고 남편은 배추 꽁다리도 따주고 김치통도 옮겨 주고
나중에 뒷설거지까지 하고 뭔 일인지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택배로 보내야 하는 친구네 김치를 박스에 담아 그것도 부칠겸
늦은 점심은 나가서 국밥으로 때우고 들어 왔다.
오늘 보내야 내일 받을 거 같아서 서둘렀다
자칫 주말에 걸리면 그도 큰일이지 싶어서...
이로써 올해 마지막 행사를 깔끔하게 잘 끝냈다.
뜨끈한 구들방에 등이나 지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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