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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시골에 살 수 있는 자격

by 풀 한 포기 2021. 11. 29.

처음 이 골짜기에 낮은 황토집을 얹을때는

꿈도 야무져서 웬만하면 자연에 가깝게 살 거 라고 사랑방은 구들방도 들이고 

안채의 난방은 보일러도 화목 기름 겸용 보일러를 설치 했었다.

나무를 때고 정말 비상시에나 기름난방을 하자 싶어 그리 했었는데

살다 보니 참나무 장작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게다가 화목 보일러는 수명이 짧아

몇 해전 한겨울에 물탱크가 새는 바람에 어찌 고생을 했는지...

A/S로 간신히 그 해 겨울을 나고 또 다시 그런 난감한 상황에 맞닥드리지 않으려고

보일러를 교체하였는데 변절한 것처럼 고민없이 기름 전용 보일러를 설치 했다.

 

올해가 딱 3년째인데 그동안 얼마나 편하게 지냈는지..특히 남편.

참나무를 사 오는 것만이 일이 아니고 

그 통나무를 자르고 쪼개고 쌓고 그리고 불을 때기까지

그 모든 지난한 일들을 생략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ㅎㅎ

 

그랬는데...지난 금요일 밤 난방이 꺼지며 콘트롤러에 이런 점검 표시등이 떴다.

한번도 겪어 보지 않은 일이라서 순간 당황했으나 

껐다가 다시 작동을 하니 다시 잘 되어 문제가 없나 하고 지나갔는데

토요일에 또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 되며 난방이 안되니 대략 난감.

그날 점심에는 친정동생들과 사부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고

일요일은 친한 동생네 부부가 오기로 했는데...큰일.

 

A/S를 신청해도 주말에..날씨는 한 겨울로 가고 있고 시골이라서 시간은 더 걸릴 것 같고

그래도 24시간 콜센터에 카톡으로 A/S신청을 해놓고 

왜 이런 증상이 있는지 저 12라는 에러 코드는 뭘 의미하는지 여기 기기 찾아 보고

보일러 회사 홈피에 들어 가니 자체 점검을 해보는 방법이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1.기름 부족..이건 지난 가을에 탱크 두개를 기름으로 채웠으니 아니고

2.화염감지기(cds)그을음 흠착된 경우...이것이 의심 됨.

3.점화(연소)부품에 이상이 발생...이것은 2번을 점검 후 안되면 의심 해 보고

 

 2번의 증상에 대한 설명 사진을 보고

평생 처음 보일러 앞문을 열어 보았다

참 쉽게 열리도록 지남철 방식으로 해 놓았네...

사진에서 본대로 저 동그란 부분을 빼내어 휴지로 깨끗이 닦아서 다시 꽂고

보일러를 가동하니...신기하게도 해결이 되었다.

너무 간단해서 남편의 손을 빌릴 것도 없었다.

 

정말 해결 된 것인지 몇 시간 기다렸다가 A/S신청을 취소하고 

스스로 대견해 하며 보일러 뜨시게 잘 틀고 느긋하게 주말을 지냈다

 

알고 보면 별 거 아니지만 모를 때는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까막눈을 면하여 여기 저기 알아 보고 게다가 간단하게 수습을 했으니

이 정도는 되어야 시골살이를 할 자격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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