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궁리하다가
김밥...으로 낙점하고 재료준비하고 막 김밥을 말려고 하는데
갑자기 얼마전 공장을 정리한 친한 동생네가 기계같은 것은 다 처분을 하고
사무실 집기만 좀 남겼었는데
그 공장이 세가 나가 계약을 해서 사무실도 정리를 하는 터에
책상과 선반 등등 우리 남편 작업실에 소용이 되겠다 싶어 가져가라 연락이 왔다
나가는 김에 두 집이 모여 점심을 먹자해서 이렇게 급하게 둘둘 말아 놓고
다녀 와서 저녁에 누가 해 준것처럼 먹을 수 있었다.
농사 지은 녹두를 방앗간에서 타개어 와서 냉장고에 두고 필요 할때 마다
덜어 내어 쓰는데 아무날도 아니지만 김치도 적당히 익은 것도 있고 해서
물에 불렸다가 갈아서 아직 밭에 남아 있는 쪽파 한 웅큼을 뽑아 다듬어 썰어 넣고
김치와 돼지고기도 썰어서 함께 반죽을 했다
김치도 파도 길게 넣으면 모양은 나지만 먹을 때 불편하고 부쳐 내기도 그래서
트집 잡을 이 하나 없으니 편하게 그리했다^^
오전 중에 다 부치고 마을화관에서 인절미를 한다고 연락이 와서
일손도 도울겸 내려 갔다 오니
갑자기 남편의 친구들이 온다고...아이고,
도착할 시간은 세 시간 쯤 남았지만 마음이 급해서 냉장고를 마구 뒤져 보았다
남편은 장을 보러 가야하느냐 했지만 어떻게든 있는대로 해보겠다 그러다가
식사 위주가 아닌 술상을 봐야하니 좀 그래서 육회거리만 사오라 했다.
마침 동네 배과수원 하시는 분이 올라 오는 내 차를 잡고 배를 몇개 실어 주셔서
그 배를 보고 육회를 하기로...
그리고 손쉽게 금방 상에 올릴 수 있으니 우선 상에 내고 다른 음식을 할 시간을 벌 수 있기도 하고,
뭘 알고 그런 것처럼 녹두전도 부쳐 놓았고 ㅎㅎ
나주에서 한 명, 동탄에서 한 명 그리고 친한 동생 남편 진익씨 까지.
남편 포함 네 명이 모였다,
오후 다섯시 부터...
기본 김치 세 가지(배추,총각,동치미)에 육회, 샐러드,녹두전을 처음 내고
육회가 어느 정도 끝나 갈 무렵 고기를 구워 상에 올렸다.
밭에 대파가 있으니 파절이도 하고 마늘을 까서 편으로 썰고...
밭에 있던 상추가 아까워 화분에 옮겨 심어 기른 것을 아주 요긴하게 썼다.
나중에는 청국장을 끓여 나물과 김 정도 보태어 식사를 조금씩 하는 걸로 마무리.
술이 거나하니 운전이 어려워 택시를 불러 타고 유구읍내에 나가 당구도 치고 놀다 들어 와
아주 밤 늦게까지 술 자리
집에 있던 소주 맥주 모두 동이 났다.
친구 중 한 사람이 국가 상대로 소송 중인데 국가의 배상을 끌어 내는 일이 쉽지 않아
그날도 재판에 패소를 하고 울적한 마음이라서
아마도 술자리가 길어졌지 싶다.
너무 늦어져서 모두 구들방에서 합숙(?)을 하고
이튼날 아침 해장 북엇국까지 ...1박 2일이 가득 찼다.
다들 그래도 이 나이에 예고 없이 그냥 찾아 갈 수 있는 친구 집이 있으니 성공한 인생이라고...
그 물 밑에서 나는 엄청 열심히 발을 움직였구만,
아무튼 내 먹을 궁리 덕에 청국장도 해 놓았고 녹두전도 해 놓았고
그럭저럭 수월하게 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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