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김장 채소 나눔의 날.

by 풀 한 포기 2021. 11. 14.

대대적인 김장 채소 나눔의 날 13일 토요일 아침이 밝아 오고 있다.

제일 먼저 친정 큰동생이 올케와 함께 아침 7시 30분에 도착 

배추가 션찮아 그렇지 양은 넉넉하니 가져 갈 만큼 알아서 따라고 하고

미리 뽑아 놓은 무 한자루 챙기고 갓도 베어 주고

조금 심었던 자색무도 몇 개 ,생강,고추가루 ,쪽파

미리 캐 놓았던 토란 한 상자, 양파, 들기름, 보관중이던 밤까지

그리고 묵은지도 따로 한 통 챙겨

올케가 친정 언니네 가서 김장을 함께 한다 해서 보내고 나니 

뒤를 이어 오전에 시누이네 부부가 왔다

 

시누이 네는 늘 절인 배추를 사서 김장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절여 주마 했기 때문에

전날 비기 오락 가락 함에도 불구하고 절여 놓았다가

새벽 일찍 씻어 물 빠지게 소쿠리에 담아 놓고 미리 까놓았던 마늘과 생강도 챙기고

갓이며 쪽파도 다듬어 씻고 무도 씻어 비닐 대봉투에 담아 포장을 해놓았다.

 

그리고 점심식사 때 모처럼 온 시누이 남편이 말하자면 처가에 온 셈이니

잘 대접해야겠다 싶어 주메뉴로 보쌈을 준비하고 생굴회도 상에 올리고 

해물 부침개, 족발편육해파리 냉채, 총각김지,겉절이 나물 세 가지

그리고 찌개는  청국장등등으로 상을 차렸다.

시누이네도 역시 들기름이며 미리 깨소금을 볶아 한 봉지 담아 놓았었고

토란대 말린 것 말린 표고 그리고 집에 가서 먹으라고 맛있어 하던 총각김치 냉채 부침개 등을 싸서 보냈다.

다 잘 챙겨 보냈다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토란 한 상자를 안 보냈다 ㅎ

 

점심을 먹고 짐을 챙겨 시누이네를 보내고 한숨 돌리고 나니

이번에는 남편의 친구 부부가 멀리 동탄에서 도착했다.

그날 오는 이들 끼리 동선이 겹치지 않게 시간 조율을 해서 아주 복잡하지는 않았다

 

친구 네는 1박 2일을 할 것이라서

전날 부터 미리 구들방에 불을 지펴 데워 놓았다가 당일에도 장작을 조금 더 넣었다

저녁에는 점심에 준비했던 음식에 한 두가지 더하고 시골 음식을 좋아하니

된장 찌개를 끓이고 짠지 무침이라던가 다래순 나물등도 상에 올렸다.

 

어쨋든 하루 자고 오늘 아침 밥을 먹은 후 밭에서 배추를 따고 역시 무도 한 자루 주고

좀 여유 있게 남았다 싶어 마늘 한 접에 늙은 호박 두 덩이 

갓하고 쪽파를 뽑아 다 까서 가져 가게 하고 

저장해 놓았던 강낭콩과 쥐눈이 콩도 한 봉지 씩 챙겼다.

이 집은 한 달 전에도 다녀 가서 그때 대부분 챙겨 보내서 김장 위주로만 짐을 꾸렸다.

 

좀 전에는 해마다 김치로 담아 보내 줘야 하는 친정 작은 동생이 빈 김치통을 가지고 왔다

이번 주 중에 김장 할 거라고 통을 가져다 놓으랬더니...

이로써 김장 전 나눔 행사가 일단락이 되었다

정작 내 김장하는 것보다 진이 더 빠졌다.

 

거의 초토화 된 빈 밭

저 멀리로 우리 김장 할때 쓸 배추만 남아 있다

사부님이 배추가 션찮다고 몇 포기 가져 가신다 했으니 그것만 남기고

대부분 우리 김장에 쓸 것이다

 

배추 따 낸 자리 쓸쓸 할까 잠자리가 손님으로 와 앉았다.

추운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잠자리가 아닐까 싶다.

 

배추가 이 모냥이다

허연 배추잎은 첫추위 때 냉해를 입었던 것.

어차피 겉잎은 다 떼어 낼테니 상관은 없는데 보통때의 반 정도 밖에 속이 안차서

포기 수만 많지 개갈이 안나지 싶다. 

 

무청 시래기를 널어 놓았다.

올해 처음 꺼먹지도 담아 놓았고 나머지만 널었는데

나중에 다 마르면 또 몇 집 나누어 먹을 것이다.

 

이제 조금 정신을 차렸고 하루 이틀 휴식 후에 우리집 본 김장을 해야겠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병이 안 날테니...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 횡재  (1) 2021.11.26
그 중 큰 행사 마무리  (0) 2021.11.18
달아났던 가을이 돌아 왔다.  (0) 2021.10.29
주면서도 안쓰러운 이 심사  (0) 2021.10.20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지  (0) 202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