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닷새씩이나 되지만
정작 추석은 끄트머리쯤에 있다 보니
아들네는 지난 토요일에 와서 2박 3일 있다가 추석 전날인 어제 올라 갔다.
추석 본날을 처가에서 보내기로하고...
며느리도 딸만 셋인 집안의 막내딸이고
큰 언니는 미혼, 둘째 언니는 시댁에 차례가 있으니
그 댁도 정작 우리 애들이 명절 아침에 가지 않으면 너무 적막한 상황.
우리는 따로 차례도 안 지내고(큰댁에서 성당에서 지냄)
가까운 천안공원묘지에 성묘만 가니까 친정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 하고 그리 하게 한 것.
전에도 친정에 먼저 들렀다가 명절 날 내려 온 적도 있었고...
아이들이 친정집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기도 하고
사돈 어른께서 연세는 높으셔도 아직 현역(?)이시라 쉬시는 날에 맞춰 융통성 있게 하고있다.
성묘도 아이들이 있는 일요일에 집에서 꺾은 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준비해서
간단한 포와 술 정도만 가지고 다녀 왔다
어제 추석날 처럼 상을 차려 먹고 오후 늦게 아들네가 올라 가고
성묘도 다녀 왔으니 오늘은 한가해도 너무 한가 하다
무슨 일인지 동생네도 어제 조카랑 다녀 갔다
오늘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으니 그랬는지...
일요일 오전 아들 주도(?)하에 며느리와 딸이 보조로 전을 지지고 있다
올해는 녹두전과 다른 전도 집에 있는 재료로만 조금씩 했다.
애들이 알아서 하고 있으니 나는 사진도 찍고 신선 놀음을 하고 있다
애들이 올라 가서 먹을 것 조금씩 각자 원하는 것으로 싸놓고
딱 요만큼 남겼다.
명절 끝 전이 많이 남으면 그것도 큰일인데 아주 잘 되었다...
오후에는 미리 만들어 둔 밤으로 만든 소를 넣고
지난 봄에 만들어 냉동 해 두었던 쑥반대기로 송편을 빚었다.
애들 솜씨...모양이 가지각색 ㅎㅎ
사돈댁은 송편을 안 빚는다 해서 그나마 모양이 좀 나은 것으로 가려 조금 따로 싸놓고...
애들이 거들어서 하니 올해는 아주 수월하게 음식을 했다.
별것은 아니어도 시절음식이니 크게 힘들지 않는 한은 재미로 계속 할 작정이다.
정작 추석인 오늘은 한가하니 딸이 갑자기 약식이 먹고 싶다 해서
아침 일찍 찹쌀을 담그고 밤을 까고 대추물을 끓여 손쉬운 방법으로
전기 얍력밥솥에 쪄서 약식을 만들었다
식은 후에 한번 먹을 만큼씩 잘라 랲에 싸서 냉동에 넣었다
딸이 갈때 보내서 두고 먹으라고..
달지 않게 했더니 군것질을 좋아라 하지 않는 남편도 입에 맞는지
몇조각을 먹고 나와 딸도 만들어 금방 먹으니 먹을만해서 한끼 대신할 만큼 많이 먹었다.
살다가 이렇게 한갓진 추석을 처음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