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딸아이가 집을 나서며 나의 추석은 끝이 났다.
길이 막힐듯 하면 내일 이른 새벽에 갈까...하더니
내일은 사무실에도 나가 봐야 되고 아무래도 조금 오래 걸려도
오늘 가는게 한갓지겠다 싶었는지 점심 먹고 가겠다 해서 급하게 올려 보낼 것들을 챙겼다.
이제 가면 다음에는 김장겸. 생일겸해서 11월에나 오게 될테니
아직 고구마를 안캤지만 미리 급하게 두어 번 쪄 먹을 만큼만 캐서 짐에 함께 싸 보냈다.
아들네는 즈이가 가져 가겠다는 것만 보내고
딸은 내가 주고 싶은 것 위주로 조금 강권해서 보내게 된다.
내가 살다 내려 온 집이니 바로 옆집에 주라고 밤도 넉넉하게 싸서 보내고...
여기 저기에서 들어 온 과일도 너무 많아
그것도 골고루 덜어 보내고...ㅎ
딸은 조금만...조금만...해도 엄마 맘을 헤아려서 크게 거절을 안해서 이쁘고 고맙다.
쑥부쟁이가 피었다.
처음에는 개망초랑 구분이 어려워서 자꾸 실수로 뽑아 내게 되는데
그래도 잘 살펴 두었더니 키가 장대같이 크고 드디어 꽃이 피기 시작이다
구절초도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피고 있다.
올해에는 조금 아까워도 구절초 꽃을 따서 꽃차를 만들 작정을 하고 있다
해마다 꽃을 따러 갔다가 차마 못따고 돌아 서곤 했는데...
구절초와 쑥부쟁이
구절초와 쑥부쟁이도 구별 못하는 나와 절교하겠다...고 시를 쓴 시인도 있었지만
자꾸 보면 그냥 구분이 간다..
루테인이 그리 많아 눈건강에 좋다하는 금송화를 따왔다.
가을 볕에 여기 저기 지천이라서 조금 후미져 눈에 잘 안띄는 곳에서...
말리면 딱 한병 정도 되겠다 싶게 조금 따서 펴 널었다,
차로 우리면 피었을 때 나던 그 특유의 냄새도 없어지고 거부감 없이 마실 만 하다.
아이들 다 보내고 정말 한갓진 마음으로 꽃을 땄다.
아무리 반가운 자식이라도 각자의 생활이 있으니
서로 서로 손님이다.
제 자리로 돌아 가야 즈이들도 또 나도 편하다
그저 그리움은 그리워 할 때가 더 애틋하고 좋은 것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