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 이름값했다
한여름 보다 비가 더 내렸고 이곳은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비가 좀 많이 내릴 때나 조금씩 물이 흐르는 도랑 같은 곳인데
이번 비에 제법 큰 계곡 같다
집에서 내려다 보는 위치로 왼쪽.
이곳은 오른쪽 계곡
어지간하면 물은 끊이지 않고 흐르는 곳이지만 물길이 아주 거세다
가늘게 내려 오는 저 물은 그냥 산비탈인데 비가 많이 내리니 물길이 생겼다.
저러다가 심해지면 산사태가 나는 것이겠지
다행히 나무도 많고 돌이 박혀 있는 곳이라서 큰일은 안나고 우리집 옆 계곡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그제 밤새 내린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린 것인지 이만 하기가 정말 다행이다
어제 아침부터 마을 이장이 피해 신고하라고 방송도 하고 그러더라...
양쪽 계곡에 작은 댐처럼 만들어서 물호스를 연결해서 일년 내내 흐르게 하고
그 물로 밭에 물도 주고 허드렛물로 쓰는데 이번 비에 그 호스들이 다 유실이 되어
남편이 하루 종일 다시 설치해 원상 복구를 시켰다.
일기예보로는 오늘까지 비가 내린다 해서 어제 비는 안 내려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가
오늘도 그저 흐리고 비는 안 내려서 미루던 김장배추를 밭에 심었다
너무 웃자란 것도 있고 계속 그늘에 있어서 모종이 똘똘하지 않은 것이 많았지만
물 안주고 심을 수 있는게 어디냐 하면서 아주 쉽게 끝을 냈다.
잘 살아 붙기를 바라지만 더러는 그 소망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어쩌겠냐구,
미리 심어 놓은 무나 알타리는 그 비에도 살아 남았다.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힘을 내겠지...
남편은 어디 그 무 먹을 수 있겠냐며 혀를 차며 쳐다 봤지만
나는 걔들의 힘을 믿는다.
잘 자라서 훌륭한 김장 재료가 되리라는 것을...
싸리꽃
이질풀
설악초
꽃범의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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