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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비 오는 날의 상사화

by 풀 한 포기 2021. 8. 25.

이제나 저제나 기척이 없어 기다리던 상사화가

연일 내리는 비 덕분에 여린 줄기 곶게 뻗어 꽃을 피웠다

 

탐스럽던 잎을 보내고 몇 달...

애태우다 이제야 꽃을 피워도 먼저 가버린 그 푸르던 잎들 단 한번도 만날 수가 없네.

 

비교적 해가 덜드는 나무 아래 상사화를 심었는데

이곳은 산딸나무 아래, 바닥에 떨어진 산딸 열매가 즐비하다 

 

다른 한 곳은 단풍나무 아래 심었는데 

그쪽이 올해에는 꽃이 더 많이 왔다..

 

5월에 비가 많이 내렸고 정작 7월 장마는 왔는지 갔는지 모르게 슬그머니 끝나더니

때 아니게 가을 장마 들어 참 고약하다 했지만

비가 내리니 그제야 잠 깨어 꽃을 피우는 상사화가 있으니

뭐든 다 나쁜 것은 없는듯 하다

 

우리집 꽃무릇(석산)은 9월 중순 가까이 되어야 꽃대를 올린다

어디처럼 붉게 무리지어 피어 홀릴 정도를 기대하고 

잔뜩 심는다고 심었지만 해마다 꽃은 기대에 못미치고 

여기 저기 몇개씩만 핀다

세월 가면 나아지려나 했지만 아직도 그저 별무신통이다,

 

봄부터 이제는 어떤 꽃이 피나...? 기다리며 한 해를 보낸다

상사화 피었으니 이제 꽃무릇 피기를 기다리고 

이어서 가을 국화가 피기를 바라며 지루할 틈이 없이 늘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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