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카톡으로 보내 온 사진
수박을 보내 놓고 안 익었을지도 모른다고 조바심을 냈더니 택배 받자 마자 확인차 사진을 보내 온 것.
수박을 심어 언제 따야 하나 눈치를 보다가 한 통 따 보니 어지간하게 익어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혀 먹으니 내가 카운 뿌뜻함에
사 먹는 수박맛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
두 주일 전에 다녀 간 딸내미를 수박 먹으러 오라 하기도 그렇고
이 참에 택배 꾸러미 하나 꾸렸다
조금 작은 수박 한 통에 복숭아,단호박,파프리카.토마토,방울토마토,아삭이고추,
옥수수,오이 몇 개 소박하지만 알차게...
애호박 작은 거 하나 넣어 줄 걸 또 빼먹었다.
택배 보냈다 하니 딸이 하는 말
`나는 무거운 택배는 안 시키는데...`
택배기사님들 힘들까 봐 그런단다. 참.
그래도 어째 이미 보냈고 19kg밖에 안된다 했더니..허걱!
혼자 먹으니 수박을 통째로 사는 것도 힘들어 하는 것을 아니 엄마 마음이
그냥 보내 주고 싶어서 안 하던 짓을 했다
자주 오기도 하고 뭐 특별한 것도 없으니 아이들에게 택배는 잘 안 보낸다.
얼마전 엉겅퀴와 양파즙 낸 것을 아들네 보내기는 했지만...
시골에서 농사 짓는 나이 든 어르신들이 꾸부정한 허리에 힘이 없어도
그저 자식들에게 뭐러도 주고 싶어 이것 저것 심고 가꾸는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도시에서야 마트나 시장에 넘쳐 나고 값도 헐 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애써 가꾼 것들에는 엄마 마음이 서려 있으니
그 기운으로 자식들에게 피와 살이 되겠지 싶다.
나 역시 시골살이 하며 세월이 쌓여 가니
제법 그 엄마들 마음을 닮아 가는 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