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녹두 농사도 대략 망해서 아주 쬐끔 수확을 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 물을 싫어하는 녹두는 처음 몇꼬다리 딸때 빼고는
밭에서 곰팡이 나듯이 죄 삭아 버렸다.
그나마도 비가 계속내리니 제대로 말리지도 못하고 정말 아까워서 겨우 수습을 해놓았지만
저장할만큼도 아니어서 내년 씨앗으로 한 줌 남기고
추석맞이 녹두묵(청포묵)을 쒀보기로 했다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 갈아서 고운 천 주머니에 넣고 치대어
물을 가라앉히고 웃물 따라내고 가라앉은 전분만으로 느낌으로 적당하다 싶은 농도로 죽처럼 쑤어
작은 대접에 담아 굳혔다
장에서 파는 하얀 청포묵은 사실 동부묵이고
원가가 너무 비싸서 아마도 직접 농사지은걸로 쑤지 않는한 청포묵을 살 수는 없지 싶다.
동부묵 하얀것에 노란물을 들여 청포묵 흉내를 낸것이 예전에는 있었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없고 그저 흰 동부묵만 있다.
어떨결에 대~충 성공한듯...
맛은 진짜 고소하고 별 양념없이 김과 간장만 뿌려 먹어도 맛나고
제대로 고기채 볶고 황.백지단과 미나리 숙주 김을 얹어 초간장을 뿌리니 제 맛이났다.
일단 냉장고에 두면 맛이 변하고 탄력도 줄어 들어서
굳은 다음 그자리에서 먹은게 제일 맛이 좋았다.
그렇지만 손이 너무 많이가서 또 해보고 싶지는 않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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