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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태풍이 지나 가고...

by 풀 한 포기 2020. 9. 3.

밤새 잠을 설치고 일어난 아침

아직은 바람도 불고 간간히 비가 흩뿌렸지만 

방금전부터는 구름 사이로 해도 살짝 나왔다가 비가 내렸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저녁나절에는 어쨋든 더 늦어지기전에 배추 모종을 밭에 심으려고 하는데

무슨 10호 태풍이 또 올라 온다고...에구,

올해는 뭐가 제대로 되는게 없다.

엊그제 무도 보충해서 씨앗을 넣었는데 어젯밤 비에 남아 나기나 했나 모르겠다.

 

그래도 애호박은 이쁘게 몇개 열렸다

장마 끝나고 찬바람 불기전 이맘때 애호박이 정신없이 열릴때인데

아직도 애호박은 귀하다.

 

제피란서스 칸디다

지난해 멀리서 보내 주신 것인데 겨울을 밖에서 잘나고

조금 기온이 낮은 우리집은 이제서야 만발이다

흰꽃이 참으로 매력적인 아이인데 강인하기까지하니 더없이 사랑스럽다.

 

올해는 닥풀을 따로 안심었는데

지난해 심었던 자리에서 절로 나서 자라 꽃까지 피었다.

키가 너무 커서 자꾸 쓰러지는 바람에 부러 거름을 안주었더니

작년보다 키가 작아 태풍이 지나갔어도 아직 꼿꼿하다.

부용화 같기도하고 무궁화를 닮기도 했고 수더분한것이 볼만하다.

 

가을 초입인을 증명해주는 벌개미취 꽃

골짜기에 집이 있다 보니 늘 해가 부족한데 이 아이는 그늘진 곳에서도 잘자라고

처음 저기 어디 함라초당이라는 곳에서 씨앗을 사서 뿌린것인데

샤스타데이지와 함께 우리집 터줏대감격이다.

 

걱정근심 많은 요즘이긴하지만 이렇게 꽃만 보고 산다

그리고 꽃만 보느냐..그건 아니고 좋은 이들과 맛난 시절음식을 먹기도 하며 

힘내서 잘 살고 있다

친한 동생이 며칠전 전어를 3kg 짜리 두박스나 사와서

다섯명이 한박스는 구워 먹고

나머지 한박스는 두집이 나누어 냉동고에 두었다.

맘먹으면 하시라도 전어구이를 먹을 수 있다는...ㅎㅎ

 

동생이 가져 온 와인은 여자들끼리 한 잔씩 마시고

집에 있던 산삼주(진짜 산삼이 들어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는 남자들 셋이서 마시면서

바깥세상 누리에 가득한 근심을 잠시 잊었었다.

 

그리고 단호박 넣은 꽃게찌개.

한 냄비 끓였지만 전어로 이미 배가 불러 밥과 조금 먹고 남아

나중에 내가 혼자 먹는라 애를 많이 썼다

 

밖에 비가 와서 집안에서 구웠는데 저 자이글 ..그게 한몫했다.

타지도 않고 냄새도 연기도 안나고 얼나마 잘구워지는지...

전기 그릴은 한번 굽고 너구리 잡게 생겨 퇴출.

 

맘대로 밖에도 못나가는 요즘

그렇다고 아무도 못만나고 산다는 것은 더이상 무리인데

집에서 모여 앉으니 맘은 아주 편안했다

 

그저 오늘..지금..여기에서 편안하게 아주 평화롭게 지내는게 최대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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