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지
산자락에 집이 있다 보니 다른곳의 꽃이 졌다는 소식이 와도
아직 며칠은 꽃을 더 볼 수가 있다
으름덩굴에 감겨 꼴이 말이 아닌것을 겨우 살려 냈다
집근처에 절로 자라지만 내가 우대하는 중이다.
우물가에 으름덩굴을 올렸더니 그 꽃 여한없이 보고 있다
으름은 사람에게 세번의 기쁨을 준다는 그런 아이다
첫번째는 그 꽃이 이뻐 즐기는 기쁨을 주고
그 두번째는 가을에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기쁨을 주고
그 세번째는 뿌리(먹통)를 약재로 쓸 수 있으니 세번째의 기쁨을 준다는...
다른곳의 으름꽃은 이미 졌다는데 우리집은 아직 한창이다
잠자리 날개 같은 저 꽃잎 아무리 봐도 실증이 안난다.
길섶으로 심어 둔 라일락
도로포장때 이리저리 치였지만 그래도 굳세게 살아 남아 꽃이 피었다
처음꽃이라 조금 허술하지만 세월이 더해지면 제 몫을 다해 풍성해지겠지.
순전히 꽃을 보자고 지난해 김장때 쓰고 남은 갓을 그냥 두었던것.
어디 유채꽃밭만이야 못하지만 이맘때 이풍경은 꼭 보고 싶어
농사짓는 이들이 보면 영 쓸데 없는 짓을 하고 있다
씨앗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러려면 딱 한 포기만으로도 충분하다.
꽃이 지면 그 씨앗 다 소용없으니 나는 꽃만 보고 베어버릴 작정이다.
보리수꽃
열매를 보자고 심었는데 꽃도 수더분하니 봐 줄만하다.
올해 첫 꽃이 피었으니 열매도 열리기를 기대한다
모과꽃이 피었다
모든 열매는 꽃에서 온다지만 이 모과꽃은 절대로 모과하고 줄긋기가 안된다. ㅎ
못생기고 엄청큰 모과가 이리 작고 요염한 꽃에서 나온다니...
올해 처음 탱자꽃이 피었다
사부님이 씨앗으로 기름 모종을 주신지가 아마도 7~8년 되었지 싶은데
이제 겨우 꽃이 피었다
어디 보니 탱자꽃이 한가득 흐드러 졌던데 나는 이 몇송이가 아주 귀하다
골담초
어린날 이꽃을 넣고 떡을 해주시던 할머니가 계셨는데...
뿌리를 달여 감주도 만들어 주시고
떡은 먹을만 했지만 감주는 그닥 맛있었다는 기억은 없고
어디 뼈에 좋은거라고 할머니께서 약삼아 먹으라고 그러셨던거 같다.
시골살이를 시작한 계기도 어린날의 추억여행이 발로였고
그 기억속의 여러 가지를 재미삼아 한가지씩 해보며 살아가고 있다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니가 가꾸시던 시골 꽃밭을 닮고 싶어 흉내도 내어 가며...
이 봄이 다 가기전에 ...
정다운이들 꽃보러 오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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