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고추는 꼭 심는 작목인데
요즘 고추는 어찌나 크고 두꺼운지
햇볕에 말리기는 정말 불가능하다
처음 모종을 키워주신 분께서 이르기를
`이 고추는 절대로 태양초는 안된다`고 하셔서
고추건조기를 들여 놓았다.
고추를 따서 물에 씻어
건조기 채반에 올려 칸칸이 밀어 넣으니
편리하기야 그지 없지만,
뭔가 좀 섭섭한 기분이 드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남편이 고추말리느라 받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냈으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감사할 다름아니지만
이제 영영 햇볕에 말린 진짜 태양초는 저어기 물건너 갔다.
그나저나
이름 좀 들어 본 회사의 건조기를 구매하자고 했더니
남편이 마을분들이 쓰고 있는 것을 추천받아 사놓았는데
난 뭘 모르니...
고추나 잘 마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