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살아 남기

by 풀 한 포기 2011. 3. 4.

 

 

 

지난 가을 떨어지지 않고 남은 나무의 열매인 줄 알았더니

알 수 없는 벌레의 겨울나기 고치였다.

동글동글한 것이 보기에는 좀 말랑하지 않을까 싶지만

살짝 건드려 봤더니 얼마나 단단한지...

 

한갓 미물도 살아 남기 위하여

단단한 고치를 만들고 추운 겨울 눈바람을 견디고

드디어 목전에 봄을 맞이하게 생겼으니

그야말로 감격시대다.

 

 

 

지난 김장철에

절대로 배추라고 대접해 줄 수 없게 생겨버린

크다만 배추를 밭에 그냥 버려두었더니

그 추웠던 지난겨울을 견디고도

아직 속고갱이쯤엔 생명줄이 조금은 남아 있지 싶다.

정말 죽은게 아니라면 저대로 있다가

봄햇살에 장다리를 올려 꽃을 피울지도 모를일이다.

 

그저 이렇게

닥치는 모든 풍파를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남기를 원하는 저들을 바라보며

난 얼마나 사치스럽게 엄살이 많은 존재인지....

 

조금 더 겸손해지고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아

처음 그마음을 찾아가 볼 일이다.

 

 

 

 

 

 

 

 

 

'골짜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미꽃  (0) 2011.04.04
새 봄  (0) 2011.03.13
봄 나들이  (0) 2011.02.20
봄을 꿈꾸다..  (0) 2011.02.13
눈속에 갇히고 싶다.  (0) 201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