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언제나 느닺없다.
지난 주말은 가족으로 30년을 지내 온 손윗동서를 교통사고로 보내드렸다.
한집안으로 시집 온 인연으로
자매처럼 지낸 세월이 30년이 넘었으니 친혈육과 진배 없는 사이였는데
이별을 예감 할 아무런 징조도 없이 그렇게 가버리셨다.
형제 많은 집안에 셋째와 여섯째(막내) 며느리로 만나
그중 마음이 통하고 삶을 바라보는 빛깔이 닮아
친언니처럼 기대고 응석부리고 그러는 나를 언제나 따뜻하게 내편이 되어 주시던 든든한 빽이 었는데
아직은 한참을 더 그런날들을 보낼 거라 여겨 더러는 소홀하게.. 무심하게.. 보냈던 날들이 너무 아쉽다.
세상의 모든일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왜 잊고 사는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렇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정말 피하고 싶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세상의 모든일은 이미 정해진 수순대로 그렇게 실행되어지는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하필 그 시간 그자리에...1초만 비껴 자났어도 피할 수 있는 일이 일어 나겠는가
그 정해진 일을 우리가 알 수 없었다는 것 뿐이겠지.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다들 놀라고 슬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그저 지난 추억을 얘기하듯 담담하게 기억하며 평온하게 살아가겠지.
너무나 열심히 살아 온 동서의 삶.
아직은 다들 너무 이르다고 말하는 예순 일곱.
그러나 죽음에도 자격을 논한다면 우리 동서 죽을 자격 충분하다.
시댁과 친정 부모님들 다 돌아 가셨고.
삼삼매를 두어 다 결혼시켜 각각의 자식들에게 둘씩 도합 여섯의 손주를 보았으니
세상 숙제 훌륭하게 끝낸것 아닌가..?
너무 오래 살고 싶지 않은 나는
오히려 동서가 부럽다.
나도 그렇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다가 그 속도 서서히 줄이지 않고
어느 한순간 딱 멈추는 것으로 내 생을 마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