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그 날이 돌아 왔다.
조선에 사는 한은 피한다고 피해 갈 수 없는 그 일.
산더미를 방불케하는 이 배추...70포기 ㅎㅎ~
소금에 절일 준비를 하느라고 쪼개어 놓고 보니 많긴 많다.
김장때만 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빨간 고무통.
역시나 그 통에 소금물에 적셔낸 배추에 소금을 적당히(?) 뿌려 놓았다.
배추가 아무리 좋고 양념이 기가 막혀도
절일때 좋은 소금으로 잘 절여야 한다.
내 생각으론 이 때 맛이 결정되는게 아닌가 한다.
배추속도 넣고 더러는 섞박지로 쓰일 크진 않지만 이쁘고 매끈한 무.
못생긴 다리를 무다리라고 놀렸었는데..그거 잘못된 거 같다.
이렇게 이쁜 무를 ..ㅎㅎ
역시 밭에서 방금 뽑아 다듬어 씻은 쪽파.
마음은 급한데 남편이 너무 많이 뽑아 놓아서 그 거 까는라 아주 혼났다.
남자들은 손이 얼마나 굼뜬지(울서방만 그런가) 별 도움이 안된다.
보조가 꼭필요하니 살살 달래가며 이것 저것 시키고
울서방 알아서는 못해도 시키는 거 다 해주니까...
속양념에 꼭필요한 갓.
우리 골짜기에는 일부러 안 심어도 갓은 해마다 저절로 난다.
올해도 그냥 갓밭이 되어버린 한귀퉁이를 돌아 댕기며 맘에 드는 놈만 칼로 도려서
한소쿠리만 준비했다.
어쨋든 다음날 새벽부터 서둘러 배추를 씻어 건져놓고
양념을 준비해서 김장을 끝냈다.
그 증거로 겉절이.
배추속을 넣을때는 혼자하려니 바쁘고 경황이 없어 정작 사진을 못찍었다.
그리고 요건,
김장날의 백미.
배추보쌈에 돼지고기수육 게다가 생굴회까지...
절인 배추잎에 돼지고기 한 점, 새우젓, 생굴, 무생채을 얹어
입을 크게 벌리고 한 입 꾸울꺽!!
그리고..그리고...화룡점정. 쐬주 일 잔. 캬~~~
김장을 끝내고 돼지고기 보쌈에 소주를 기울이니
나른하고 밥을 해먹기도 귀찮아 있는재료 대~충 넣고 칼국수를 끓였다.
그래도 멸치 다시마 우린물에 마른 새우와 북어포를 넣고 제대로(?)국물을 냈다.
그리고 애호박채까지... 아.. 먹다 남은 생굴도 넣었다.
맛? 그야 배고프면 다 맛있다는 ..머 그런 .
어쨋든 올해도 아주 중요한 연례행사를 마무리하고
이제부터 좀 느긋하게 겨울을 즐길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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