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니켈이 요즘 서울대 동물병원에 다니고 있다.
올해 여덟살.
그간 잔병치레 한번없이 우리집 재롱둥이로 잘지내왔는데,
얼마전부터 행동이 좀 이상하다 싶어 유심히 관찰을 해보니
아무래도 시력에 문제가 생긴듯해서
동네 동물병원엘 데리고 가봤더니 시력에 이상이 있는것은 확실한데
작은병원에서는 정밀검사를 할 수 가 없다고해서
소견서를 받아 서울대병원에 예약을 하고 데리고 갔었다.
검사결과는 너무나도 절망적.
백내장도 .녹내장도 아니고
선천적인 시신경계통의 질병으로 거의 실명이란다.
모든걸 사람에게 의지하고 사는 녀석을 진작에 못알아보고 이지경까지 만들었나 싶어
너무 속상하고 자책이되어 견딜 수가 없다.
담당교수님 말씀으론
우리 니켈같은 슈나우저종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병이라는데,
외국에서 들여 온 종이기 때문에,
처음 수입 할때 소량으로 들여와서 거의 근친교배로 번식을 시켰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유전적인 질병이란다.
근데 대부분 3~4세에 이런 증세가 나타나 100%로 실명하는데
우리 니켈처럼 8~9세에 나타나는일은 드물단다.
그래서 혹시..혹시라도 그 유전병이 아니길 바라면서 망막과 시신경계 치료약을 2주간 먹여보고
좀 호전적인 기미가 보인다면 치료를 해보기로 했다.
너무 안타까워하는 우리가 안돼 보였는지
의사말이 더 일찍 발견했다해도 어떻게 해 줄 방도는 없는병이라며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위로를 한다.
검사결과가 우리에겐 조금의 면죄부를...
니켈에게는 너무나 절망적인 ...
차라리 수술이라도해서 한쪽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수술도 안되는 병이라니,
인간의 욕심이 결과적으로 말 못하는 짐승에게 실명이라는 치명적인 유전병을 만들어 준 것이다.
검사를 끝내고 약과 함께
'실명한 동물에 대한 관리 지침'서를 함께 주는데 참으로 기가막혔다.
그간 먹는거에 집착하고 잘 안움직이고 잠만자려들고 하는걸
살이쪄서 몸이 둔해져 그런가 했는데,
한달전까지만해도 길에서도 뛰어다니고 그랬는데,
꾀를 부릴 줄 모르는 동물이다보니 아주 안보일때까지도 우리가 못알아챈거다...바보처럼.
그래도
야생으로 사는 녀석도 아니니
우리가 집에서 잘돌보면 괜찮을거라고..사는데 뭐 큰지장은 없지 않겠냐고 그리 생각하려 애써 본다.
다행히 동물중에서 실명해도 가장 잘적응하는게 개와 고양이라니.
개를 좋아하지 않거나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를 좀 미친(?)사람 보듯한다.
뭔 서울대병원까지 개를 데리고 가냐고...
우리에겐 가족이고 , 자식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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