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아주 어릴때 모습이다.
아마도 가까운 송도 유원지 풀밭인듯한데....
오누이가 이마를 맞대고 뭔가를 골똘이 들여다 보고 있다.
그것이 지나가는 개미인지...아니면 그저 풀밭에 새로 돋아나는 여린 풀인지...
둘이서 같은것에 마음이 움직여 이러고 있었던 어느날.
최소한 25년이 흘러가버린 기억 저편의 한 조각이다.
이 사진이 우리집 거실 한쪽에 놓여져 있는데,
습관처럼 늘 그곳에 있는것이어서 평소에는 특별한 생각을 불러 일으키거나 하진 않지만,
요즘은 가끔씩 참...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그런 생각으로 이 사진을 보기도 하게 된다.
자식은 곁에 있어서 든든하기도 하지만
부모에겐 언제나 아직 다하지 못해 조바심 나는 숙제이기도 하다.
특히나 딸들은 아들 보다 더 그런 생각이 드는건 나도 어쩌지 못하는 보통이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겉으로야 아니 진심 또한 아들.딸 구별없이 똑같이 여긴다 하건만....
혼기에 다다른 아니 지나고 있는 자식들을 보노라면.
부모의 능력밖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내가 너무 무능해서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땜에 마음이 불편할때가 종종 있다.
이제껏 여유만만 그래왔다.
까짓. 결혼.. 하면 좋지만 꼭 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이런 생각의 근원에는 사실 아직도 결혼 안 한 내친구들이 있어 그들을 보며 느낀 바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내 생각이 이렇다 보니 딸이 독립해 나가는 것도 반은 내가 부추긴 측면도 있다.
말이야 ..서른살이나 되는 시집 안 간 딸하곤 같이 못산다..그랬지만.
어느 부모가 아무리 나이가 많은 자식이라도 짐으로여기겠는가.
내심 결혼시키는 셈치고,
혼자서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은 아파트에
혼수 장만하는 것처럼 새살림에 ,
나도 신나하며 내보낸게 벌써 2년이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니 가끔 들여다 보면 ,
나름대로 살림살이(?)도 늘어나고 제법 혼자만의 생활을 규모있게 꾸려간다 싶긴한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결혼해서 이렇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건 어쩌지 못하겠더라.
어느날 .
우리딸 은비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엄마 . 나 결혼 할래요' 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소원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