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아무리 매서워도
가는 겨울이 아쉬워 하염없이 그 끝자락을 부여잡아도
골짜기 양지녘으론 새순이 뾰족이 올라 오고 있다.
우수도 경칩도 아무 하릴없이 왔다 가는게 아니라는 걸 이렇게 실체로 보여주고 있다.
예년보다 봄이 일찍 찾아와 아마도 봄꽃이 열흘 그 이상 빨리 필꺼라고들 하는 말을 믿고,
더 다뜻해져 때를 놓칠까봐 좀 이르다 싶어도
지난주 골짜기에 꽃밭을 손질하고 몇가지 꽃씨도 뿌리고
올해 들어 처음 장이 섰다는 나무 시장에 들러 과실나무 몇그루와
꽃나무 몇그루를 사다가 여기 저기 심어 놓고 왔다
겨우내 움추리기만 하다가
주말내내 힘들다 싶게 몸을 움직이고 나니 오히려 생기가 돌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용기가 올라 온다.
향이 천리를 간대서 천리향일까만은 올한해 그 향기에 취해 볼 요량으로
동백과 모란 언저리로 천리향도 두어주 심어 두고 왔다.
잘만하면 천리향의 향기에 취해보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