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난지도 한참이고
우수..그 놈도 지나간 듯 하건만
그늘진 계곡엔 아직도 서슬퍼런 동장군이 웅크리고
도무지 떠날 기미가 안보인다
그렇지만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는 갓 한 포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분명히 다시 살아나 노랗고 이쁜 장다리꽃을 피울 것을 알고 있다.
이미 말라 낙엽을 닮아버린 겉잎들 속에서
푸른빛을 품은채 살아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봄도 제법 가까이 오고 있을게고...
봄이 오고 있음을 믿을 수 밖에 없는 그 증거들이 이렇게 있잖은가
골짜기 개울가로 줄줄이 늘어선 버들개지들.
어린아이 같은 보송보송한 솜털에 감싸인채
저기 오고 있는 봄을 한발짝 앞서
아직 매서운 골짜기의 바람을 온 몸으로 이겨내며 맞이 하고 있으니
어찌 봄이 멀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아직 언땅이 덜풀리고
겉으로는 꽁꽁언 얼음장도 그 밑으로는 졸졸 물이 흐르고 있고
버들개지도 저렇게 활짝 피어 있으니
분명 봄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