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야생화 밭에 봄에 씨앗을 뿌려 여름내 꽃을 본 한련화.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도 꽃봉오리를 달고 있어서
화분에 옮겨 집으로 가져 왔다.
미쳐 피지 못한 꽃봉오리가 된서리에 사그러질까봐
안스러운 마음에 겨우 봉오리 두어개 달린것을 가져 왔는데
뜻밖에 이렇게 이쁘게
한여름 보다도 더 환하게 꽃을 피웠다.
오늘은 기왕에 피었던 꽃은 지고
새로 생겨난 봉오리의 꽃까지 활짝 피었다.
그대로 골짜기에 두었으면 지금쯤 다 사그라졌을텐데...
옮겨와서까지 꽃을 보겠다는 내 욕심은 채워졌지만
그리한 것이 잘한 짓인지는 잘 모르겠다.
살아있던 것들은 언젠가는 다 사라지는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그것을 거스르고 조금 더 연장해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것인지....
그저 자연에 순응하며 순하게 살다 조용히 무대 뒷편으로 사라지는 그런 삶이
그런 자연스러움이 진정 보기 좋은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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