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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가을..이 쓸쓸함.

by 풀 한 포기 2007. 10. 28.

 

친정 어머니께서 노환으로 입원을 하셨다.

봄부터 기력이 쇠잔해지시더니,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로 들어서며 천식 증세까지 더해지며 괴로워 하셔서

동생이 입원을 시켜드렸다는 전갈을 해왔다.

 

노인의 건강은 알 수가 없어

오늘일까..내일 일까..하다가도 그간 그럭 저럭 잘 견디셨는데...

토요일 꼭 참석해야하는 결혼식을 그것도 두곳이나 참석하고 허둥지둥 내려가니

여윌대로 여윈 손목에 링거를 꽂은채 촛점흐린 눈길로 맞아 주신다.

애써 밝게 웃음으로 손목을 잡아 드렸지만...가슴은 바스락 가랑잎 소리가 난다.

 

자식들이 곁을 지켜야 도리임은 알지만

결국 간병인을 청해서 수발을 맡기고 왔다.

어차피 나아지시지 않을 것은 알지 않느냐는 의사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긴 했지만

이 가을 ..참으로 쓸쓸하다.

 

그러나 정신은 너무도 맑으시니

어쩌면 생각 보다 잘 견뎌주실지도 모르겠고,

어찌 생각하면 코에 연결된 줄로 공급 받는 산소 덕분에

조금 편하게 호흡을 유지하실 수 있는 정도시니..

오래 견디시는게 어쩌면 고통만 길게 느끼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필 그러잖아도

깊어져 가는  가을 날에

어머니를 병원에 두고 돌아 와야 하는 내 마음.

 

 보고  싶어 죽겠는데/하필 비까지 온다는

어느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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