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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peace..

by 풀 한 포기 2007. 2. 4.

 

 

사부님댁 저녁나절의 풍경 하나.

커다란 구유에 쌀겨 한됫박을 퍼올려주면

조랑말을 필두로 염소 일가족,

토종닭들, 강아지까지,

참 신기하게도 아무 다툼없이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맛나게 먹는다.

 

 

 

애완용으로 기르는 조랑말은 어찌나 영리한지

사람들의 말을 거의 알아 듯는듯...

강아지 보다 더 사람을 따르고  좋고 싫음의 감정 표현이 신기하게도 얼굴에 나타난다.

처음부터 한울타리 안에서 함께 키워 그런지 종의 구별없이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서로 서로 장난도 쳐가며 그렇게 산다.

 

 

 

 

더더욱 신기한 건

잡종견 유월이 놈도 닭이나 염소가 먹는 쌀겨를 먹는다는 사실..ㅎㅎ

처음엔 호기심에 입만 대보는게 아닌가 했더니만

자세히 보니 열심히 배부를때까지 먹네 그랴..

그것 뿐이 아니고 지난 가을에  염소나 닭이 쪼아먹는

늙은 호박도 갉아 먹는걸 본 기억이 있다.

참 ..알 수 없는 일.

 

 

이 녀석은 태어난지 일주일 된 흑염소 새끼 흰눈이.

대게의 흑염소가 검정색인데 이 녀석은 즈이 애비와 똑같은 얼룩이 흰털이다.

사부님께서 각종 짐승을 거의 애완용으로만 기르다 보니

이렇듯 별난 녀석들이 많다.

 

 

유월에 들어 왔다고 이름이 유월이가 된 녀석.

어찌나 낯가림이 심하고  새침떼기인지

주인인 사부님도 안따르더니 요즘에서야 겨우 아는척도 하고 그런다.

조랑말 뒷꽁무니나 커다란 숫흑염소를 따라다니며

놀자고 장난도 걸고 그러는 모습이 참 귀엽다.

말이나 염소 닭 하고도 다 잘지내는데

유일하게 고양이 나비에게만가끔 사나운척 해보이는데

아마도 지가 정한 서열(?)이 고양이만 아래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그 집에서는 닭보다도 더 얌전한 고양이 나비.

다른 짐승들이 부대끼며 어울려 노는 걸

한 걸음쯤 물러나 도도한 눈빛으로 구경만 한다.

 

 

 

복많은 녀석들..

사부님의 철학대로 어디 묶거나 가두지 않고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대부분은 자연에서 거둬들인 사료를 먹으며

어디로 팔려가거나 잡아 먹힐 걱정도 없이

평화롭게 살고들 있으니,

 

말그대로

사부님댁의 한 가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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