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농군의 처지로
김장채소를 가꾸는 일은 너무 어려워서
해마다 실패 내지는 포기를 했는데....
올해는 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고집으로
배추는 모종을 사다가 심고
무하고 알타리,그리고 갓은 직접 파종을 해서 이렇게 잘자라고 있다.
배추를 못 키운 이유는 어린 모를 심어 놓고 한주일 후에 가보면
무슨 벌레가 밑둥을 싹뚝 잘라 놓던지...
줄기까지도 몽땅 탐욕스럽게 먹어치워서 흔적도 없거나..
때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녹아 없어지기도 하고..
늘 그곳에 살면 다시 파종을 하던지 벌레를 잡아주던지
어찌 해 볼 시간이 되는데 가끔 가다 보니 한번 실패하면
영 ~때를 놓쳐서 못하고 만다
올해는 내가 한번 안내려간 날
남편이 동네에서 얻어 온 약을 한번 줬다고...
그 사실을 알고 뭐라고 쫑알 거렸더니
남편왈'김장은 내농사니 참견 마슈~'그러며
약은 딱 한번 벌레가 줄기를 싹뚝 자르는 것만 면하라고 준거고 다시는 안 줄테니
걱정말라나...그러면서 약한번 준거 먹는게 낫지 어차피 시장에서 사면
농약 구덩이에서 나온거 먹을텐데 그게 낫냐구...
듣고 보니 그도 그렇고...내려가 게서 살면 벌레를 잡아 주던 어쩌던 방법이 생기겠지..
올해는 이미 남편이 나 몰래 한짓이니 용서 하기(?)로 했다.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이쁘게 자라는지도 모르고 ...
올해는 어쨋든 내밭의 배추로 김장을 할 수 있겠지....
다음주 쯤엔 솎아서 열무 물김치를 담아도 될듯.
씨를 아주 쏟아 부었네...ㅎㅎ
좀 솎아 내야겠지.
나는 맨날 꽃만 심고
남편은 맨날 진짜 농사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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