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손에는 습관처럼 책이 들려 있건만
늘 그 갈피에서 도대체 진도가 안나간다.
몇줄 눈에 들어 오는가 싶다가도
생각이 슬그머니 딴지를 건다.
계절이 오고 감이야
일상으로 느낄 만큼의 세월을 살았으니
새삼
가을 그 녀석 땜에 이럴껏 까지야 있으랴만
발이 허공을 겅둥겅둥 걷는 것 같은 이 느낌은
참으로 낯설다.
애써
이런 마음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답을 찾아내서 단락을 지어야 겠다는 작심으로
하루종일이다.
그러나 뭔 ...단락을 ...?
그냥 내버려 두다 보면
시간이 선명하게 해결해줄 것임을 잘 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