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의 값은 객관적으로 매겨지는게 대부분이지만
절대적으로 그 상식적인 잣대로는 잴 수 없는 그런 것들도 많이 있다.
그하나가 수년간 우리 부부가 주말만 되면 찾아드는
골짜기도 포함되지 싶다.
전기도 없고.
문화적인 혜택이 전무한 오지중의 오지.
인가와도 멀리 (우리는 적당히라 말하지만) 떨어져 있고.
산비탈에..밭은 돌밭이고
비만 오면 길을 고쳐가며 다녀야 하는 그런 곳.
그러나
그곳만 가면 세상의 온갖 고리에서 벗어나는 해방감과
도시에서의 계산법이 통하지않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소중한 우리의 낙원이다.
이번 연휴는
그런 것을 갖고 즐기기에는 적당한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고 왔다.
지난 추석 전날 장마보다 더 심한 순간 폭우가 쏟아져
계곡을 따라 난 길이 망가져서
포클레인을 불러서 흄관을 다시 두어개 매설하며
진입로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주말에만 가꾸기엔 역부족이어서 묵혀놨던 밭 하나도
가을엔유실수를 심을까...기계를 부른김에 정리했다.
산과 접한 밭은 일년만 휴경을 해도 산이 되어버리는 회귀성(?) 때문에
늘 와서 도와주는 포클레인 기사분이 애를 많이 썼다.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남편.
하루종일 서서 따라 다니며 참견을 하려니 힘이 들긴 들었겠지....
누가 시키면 할 일이던가..
누가 뭐래도 우리만 아는 이 일의 값.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