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남의 편`처럼 연일 낚시를 가거나 마을 캠핑장 일을 도우러 나가서
집에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분간이 어려웠는데
오늘은 뭔 맘을 먹고 나무 전지 작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나무라는 것이 처음 묘목일 때 적당하다 싶은 곳에 심었어도
해가 갈수록 자라고 나면 왜 저기다 심었을까...후회하는 일이 많다.
이 토종 모과 나무도 한번 옮겨 심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에 잎이 너무 무성하면
집앞을 떠억 가려서 아주 홀쭉하게 키만 키우기로 작정하고 다이어트를 시켰다.
싹뚝 베어 버리겠다는 것을 간신히 말렸다.
그 옆에 있는 보리수 나무도 강전지...
어차피 열매가 열리면 높은 곳에는 딸 수도 없고 밭으로 그늘이 많이 드리워서
해마다 키를 줄이고 가지도 바람이 통하게 많이 솎아 낸다.
남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내가 옆에서 훈수(?)를 두었다.
괜히 나중에 내 맘에 안들면 뒷소리를 하게 될까 봐 ...
내가 참견을 해서 한 것이면 비록 맘에 안들어도 불만을 말하지 않을테니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조금 거들기도 하면서 참견을 했다.
나무 모양이 영 볼 품없게 되어 버렸지만 어쩌겠는가
내년 봄에 잎이 나고 그러다 보면 또 그 모양대로 괜찮을수도 있겠거니,
토종모과나무라서 가시가 있어서 남편이 조심하며 잘라 낸 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나뭇단처럼 묶어 한쪽에 치워 말렸다가 군불용으로 쓸 예정이다.
오늘도 날씨는 그닥 춥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핫립세이지 줄기를 잘라 내고 낙옆이불을 덮어 주고
비닐 두겹을 씌웠다.
다른 것들은 진즉에 다 월동준비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얘만 빠져서
갑자기 추워지면 동해를 입을까 봐서 이렇게 해 놓았다.
아직 추위가 안와서 월동채비를 길게 하고 있다.
지금 전지를 해놓으면 2월에 좀 한가하게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
해마다 겨울 초입에 몇 가지 나무는 전지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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