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끄트머리로 한 개씩 남겨 놓은 까치밥.
너무 높이 달려서 따기 어려워 남겼으니 까치 너의 겨울 양식이다.
은행잎이 지고 나니 더 선명하게 보이는 은행의 열매
누구도 따지도 줍지도 않는다.
나역시 내 땅에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려니와 따봐야 그닥 소용이 있지를 않아서
그냥 신포도다...ㅎ
겨울채비를 하고 있는 숲
아침햇살이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풍경이 평화롭다.
이곳은 산 주변에 화살나무가 흔한데
봄에 홑잎나물이라고 새 순을 따러 다니기도 한다.
이맘때 그중 이쁘게 붉게 단풍든 나무가 대부분 이 화살나무다.
그 많던 종류의 국화가 이제는 단조로운 몇 가지색만 남았지만
그래도 나름 꽃길이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으니 뽐내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가을국화.
요즘 날씨가 지나치게 따듯하고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토종 작약이 봄인 줄 알았는지 붉은 새순을 올리고 있다.
예년같으면 첫 눈이 언제 내리나...그거 손꼽아 기다려야 될 철인데,
날이 좋아 가을 일을 길게 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도 일기예보가 안맞기를 바랬더니 너무도 잘맞아 또 비가 내리고 있다.
아무 쓸잘데 없는 가을비.
비 내리기 전에 내일 김치를 가지러 온다는 동생 주려고
밭에 조금 남겨 두었던 알타리무를 뽑아 김치를 담았다.
남편 친구네 주려고 남겨 두었던 것인데 올해 배추농사가 션찮다는 소문에
미리 김치를 좀 담았다 해서 배추도 적게 보내야 되고
알타리무도 쓸모가 없게 생겨 얼덜결에 동생이 횡재하게 생겼다.
이래 저래 올해 알타리 김치를 세 번째 담았다는...
더는 김치를 담을 생각이 없어서 액젓을 다 써버려서
밴댕이젓갈 담은 항아리에서 그냥 생젓국물을 조금 눌러 퍼내서 넣었다.
경험상 액젓이 많이 들어 가면 알타리무가 무르는 수가 있어서
최소한의 양을 넣고 새우젓을 조금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