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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애벌 김장

by 풀 한 포기 2024. 11. 8.

 

무 몇개를 뽑아 땅에 묻은 통에 비닐을 넣고 저장을 했다.

김장 끝내고 겨우내 봄까지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서

해마다 조금씩은 저장해 두는데 잘라낸 무청이 아까워서 헛간에 매둔 줄에

척척 걸쳐 놓았다.

잘마르면 도시의 지인들이 환장을 하니 조금씩 나누면 되겠다.

나중에 본 김장을 할때 나오는 무청도 이렇게 시래기로 말려 둘 작정이다.

 

 

나에게는 그중 큰 손님인 아이들이 온다 해서 

예정에 없이 애벌 김장을 했다.

아들은 년말까지 바쁠 예정이라서 언제 틈을 내서 오려나 했더니

즈이 누이가 이번 주말 움직인다하니 함께 오겠다고...

다음주쯤 에 김장을 하려고 했는데

배추 두어 포기씩 가져가는 것을 언제 또 오라 하기 그래서

잘 된 배추로만 골라서 여섯 포기를 뽑았는데 적당히 속이 찼다.

 

 

무는 겉보기 멀쩡해 보여도 이렇게 썪고 속이 빈 것이 더러 있다.

그래도 무는 넉넉해서 아무 문제 없다.

 

며칠 상관으로 땜빵한 배추는 아직도 이러고 있고...

 

대부분의 배추는 요런 상태...

그래도 포기 수는 얼추 될거 같은데 속이 안차서 양은 많이 줄을듯.

마을 형님댁에서 열 포기 주신다 하니 걱정은 없다.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아침 일찍 어제 절여둔 배추를 씻어 속을 넣었다.

아이들 각기 한 통씩.

한 통에 두 포기 남짓 들어가는데 일년을 먹어도 남는 불가사의.

 

 

김치를 버무려 넣고 오전 중에 장에 나가 박하지를 사다 간장게장을 담으려고 간장을 끓여 놓고

꽃게는 무침용으로 손질해서 냉동에 두었다.

아들은 꽃게무침을 

딸아이는 간장게장을 좋아하니 각자의 식성에 맞게 해주려고...

게만 사서 오려하는데 딱 한마리 남은 문어가 데려가라고,

2kg이 넘는 것을 단돈 5만원에...소금과 밀가루로 손질해서

무와 소주 녹차티백 하나를 넣은 끓는 물에 문어를 데쳤다.

남편에게 시간이 없어 점심을 못차려 주니 알아서 드시라고 하며

삶은문어 다리 한 개를 숭덩숭덩 썰어 주고 집을 나섰다.

 

오전에 이렇게 동분서주하다 보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안돼

오후 1시에 마을일로 약속된 장소에 그냥 나갔더니

캠핑마을 운영위원장님께서 안동쪽에 여행갔다 오며 팥빵을 사왔다고 가져 오셔서 

점심을 굶는 불상사는 면했다. ㅎ

 

마을 일을 끝내고 돌아 오니 끓여 놓은 간장이 잘 식어 손질해 놓았던

박하지에 부어 놓았다.

간장은 내일쯤 한번 다시 끓여 식힌 후에 부어 놓으면 되겠다.

 

 

못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그 와중에 매운등갈비 찜..ㅎㅎ

남편의 저녁상에 올렸다.

아무튼지 먹고 사는 일이 그중 중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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