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를 베어 어찌 어찌 털기까지는 했는데
들깨알곡을 가리는 작업을 남편이 하고 있다.
선풍기 바람에 날려 주면 들깨는 바로 떨어지고
검부라기나 쭉쟁이는 가벼우니 날아가는 단순작업이기는 한데
은근 예민해서 바람이 조금 세면 들깨까지 날아가 버리고
바람이 너무 약하면 쭉쟁이가 그냥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
어쨋든 혼자서 하는 일이니 남편이 마무리를 했다.
지난해 보다 면적은 적게 심었지만 소출은 면적대비 많이 나왔다.
상추 3종세트.
이리 연약하고 볼품없는 것을 일단 심기는 했는데
과연 제대로 자라 구실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뒤늦게 떨어진 씨앗에서 난 화초고추가 키도 제대로 못키우고 꽃이 폈다.
어찌 살아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듯 보랏빛 꽃이 눈에 들어 왔다.
구슬처럼 열리는 고추인데 하우스 한켠에서 늦게 절로 나와 크고 있는 것을
열매가 제대로 익기에는 너무 바쁠 것 같아 화분에 옮겨 심었다.
추워지면 따뜻한 곳으로 옮겨 겨울을 나게 하려고...
잘하면 내년 봄까지 붉은 열매를 볼 수도 있고 게속 자라 키도 더 클 것이다.
그러니까 고추 한 포기가 아니고 고추나무 한 그루가 될지도 모를 일.
올해는 정말 이상하게 큰꽃으아리가 가을에 한송이씩 자꾸 피고 있다.
여러해 키워도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렇게 알게 하려는 것인지,
도라지 씨앗을 갈무리하려고 자르는데
이제서야 바람 가득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는 것도 있다.
어쨋든 꽃은 피겠지만 씨앗은 만들지 못할 것 같다.
꽃차가 되려나...메리골드 꽃송이를 따서 말려 보고 있다.
여러해 전에 루테인이 풍부해서 눈에 좋다고 하도 그러길래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차로 우리면 생각 보다 괜찮았던 기억에
아직 싱싱한 꽃이 아까워 한소쿠리 따 본 것.
모과나무 밑에 떨어져 뒹구는 것을 못본 체하기가 좀 그래서
일단 줏어 들고 올라와 화분 놓았던 자리에 올려 놓았다.
따로 용처가 없으니 저렇게 있다가 말라 버리겠지만...
아이구...얘들은,
도대체 몇 마리냐...다섯..마리?
상자를 좋아해도 너무 좋아하니 툇마루 밑에 적당하다 싶은 상자를 놓아 주는데
이 상자가 젤루 맘에 드는지 이렇게 낑겨서 자고 있다.
더 추워 지면 대문안에 있는 집에 전기 패널을 틀어 주는데
아직은 즈이들끼리 온기를 나누고 지내고 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미리 미리 얘들 월동준비도 챙겨 봐야겠다.
오늘 오후에 마을 꽃밭을 정리하고
수선화 구근을 심었다.
집앞에 심겨져 있던 것을 지난 6월에 캐어 말려 두었던 것.
기왕에 심겨져 있던 수선화밭 언저리로 더 보충해서 심었으니
내년 봄에 노랗게 무리지어 피는 수선화를 볼 수 이겠거니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