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이게 아무래도 너구리 소행이지 싶은데
참외가 익기를 기다렸다가 단맛이 들면 영락없이 와서 이렇게 야무지게 잡수시고 간다.
입맛은 경기비랭이라서 덜 익은 것은 쳐다도 안본다.
너구리가 오늘 저녁에 먹으러 올 참외를 약간 푸른기가 있어도 따왔다.
내일쯤 따야 제대로 익을테지만 빼앗기는 것보다 낫다 생각해서 그냥 .
적당히 한 두개 먹고 가는 것은 용서하겠다만 익는 족족 싹쓸이를 하니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다.
저 아래 구씨 영감님네는 한 개도 못따고 모두 너구리에게 빼앗겼단다.
그나마 우리는 처음에는 좀 딸 수 있어서 먹는 입도 적으니 사실 별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그렇지 얌체같은 너구리에게 주는 것은 너무 아깝다
참외 옆에 있는 옥수수는 다행히 안건드려서 조금 따서
내가 다 먹을 수 없어 딸에게 택배 꾸러미를 만들어 보냈다
옥수수 단호박 오이 복숭아 그런 것들로...
집에서 별로 안먹는 다고 잘 안겨가지만 택배로 보냈으니 할 수 없이 먹겠거니,
마지막 한 통 수박도 따고 오이도 끝물이어서 마지막이다 싶게
소금물을 끓여 부어 오이지를 만들었다.
지난번에 만든 것은 오늘 꺼내어 남편의 손 힘을 빌어 짜서 무쳐 놓았다.
오들오들한 게 여름 반찬으로는 썩 괜찮다.
당근과 비트도 수확을 했다.
내일쯤 밭에 거름을 뿌리고 당근은 조금 파종하려고 한다
지금 심으면 늦가을에 수확하게 되니 당근은 이모작이 되는 셈이다.
오늘도 작은 당근과 비트를 넣고 사과와 함께 갈아 쥬스를 만들었다.
쥬스를 만들어 보면 시판하는 생녹즙이 왜 비싼지 이해가 된다 ^^
울울창창... 토란이 장마를 지나면서 훌쩍 커버렸다.
물을 좋아하니 제 세상을 만난 것 처럼 잘 컸다.
토란 줄기를 취하려고 심는데 올해도 여기 저기 나눌 수 있겠다.
수련이 기특하게도 쉬임없이 한송이씩 피고 있다.
해가 떠오르면 그 시간에 맞춰 꽃잎을 열더라.
범부채
떨어져 절로 난 봉숭아를 매정하게 뽑아 버리지 못하고 두었더니
나름 꽃길이 되었다.
봉숭아는 아무래도 추억의 꽃이라서 정겨우니 봐 줄만 하다
'재미삼아 농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 씨를 넣다. (22) | 2024.08.22 |
---|---|
들깨밭 (28) | 2024.08.12 |
엊저녁부터 내리는 비 (23) | 2024.07.07 |
하루를 알뜰하게 썼다 (14) | 2024.06.29 |
가지도 가지가지 (18) | 2024.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