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6시부터 장마가 시작된다해서 식전에 밭으로 내려가 다시 점검하고
풀을 한 군데라도 더 뽑자 생각했는데
지나가다 이곳에 발목이 잡혔다.
장미봉숭아만 따로 모아 심어 놓은 곳인데 오며 가며 풀을 뽑아 주었지만 현상황은 ...
일단 눈에 보였으니 누질러 앉아 풀을 뽑고 나니 이렇게 훤하다.
비가 온 후 어디든지 옮겨 갈 일이 있을거 같아 더 솎아 내지는 않고 풀만 뽑아 줬다.
그 옆댕이 토종붓꽃 무더기가 잎이 이리저리 쓰러지고 말씀아니게 생겨서
낫으로 몽땅 잘라냈다.
이곳도 어디든지 좀 나누어 심어야 할텐데...
그 다음은 삼동파밭.
온통 참비름이 뒤덮고 있어서 뽑아 내며 윗순은 나물로 먹으려고
뜯어 담고 보니 소쿠리로 하나 가득이다.
도랑치고 가재 잡고 풀 매주고 나물장만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캐고 남은 코끼리 마늘도 캐서 헛간에 마르라고 널어 놓았다.
당근도 솎아 주고,그동안 조금씩 솎아 가며 어린 당근을 생식으로 먹었는데
그래도 아직 더 솎아 낼 것이 있어서...
이 당근을 뭐에 쓰나 그것이 문제로다.
이것을 이용해서 당근스프나 한번 끓여 볼까...?
오이가 또 딸 것이 있을까 보러 내려간 김에 오이 몇 개 따고 주변 풀을 좀 뽑아 주고
참외가 열렸나 찾아 보았다.
여기 저기 한 두개씩 숨어서 열려있기는 하다.
아직 참외라고 손들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머잖아 노랗게 익어 갈테지,
여기 까지가 식전과 아침 먹고 오전에 한 일...
오늘의 하이라이트 들깨 심기.
점심을 먹고 나니 바람이 부는데 그 바람에 비냄새가 섞여 있는 것이
아무래도 서둘러 들깨를 심는 게 낫겠다고 남편이 먼저 말을 한다.
나는 오전 내내 여기 저기 이것 저것 동동 거리고 일을 해서 딱 쉬었으면 좋겠는데,
원래 예정은 6시부터 비가 온다하니 오후 4시부터 심자 였다가 비가 꼭 시간을 맞춰
내려 주지는 않을듯해서 하는 수 없이 들깨 모종을 가지고 내려 가는
남편을 따라 가서 밭 하나씩 맡아서 심기 시작했다.
보이는 밭 끄트머리쯤에서 휘어져 밭 하나가 더 있는데 그곳은 남편이 앞쪽 밭은 내가,
쪼그려 앉아 엉기적 거리며 심자하니 나중에는 종아리에 쥐가 나려고 하고
그나마 물을 안주고 후딱 후딱 심었는데도 둘이서 오후 세시 반까지 심었다.
지난해 보다 한군데 밭을 안 심어서 그나마 이렇게 끝이 났다.
다 심고 집에 올라 오니 비가 한 두방울 비치더니 네시가 넘어 가면서 본격 비가 내리더라.
예보만 믿고 늦게 심기 시작했으면 비를 맞고 심을뻔 했다.
지난해 해바라기 심었던 자리에 씨가 떨어져 절로 난 해바라기가 꽃이 폈다.
비가 많아서 씨앗도 못받고 그냥 사그라 들었는데
그래도 영근 씨앗이 떨어졌던 가 보다.
이곳이 지난해 들깨를 심었던 밭.
올해는 내가 호박 구덩이 몇개 만들어 심는 걸로 해결 봤다.
저 멀리 보이는게 호박 덩굴...ㅎ
오늘 하루 야무지게 시간을 썼다.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을 한 셈.
뭐 먹고 살 일 났다고 이러나 모르겠지만 들깨도 심고
밭도 어지간히 비설겆이를 끝내서 얼마나 개운한지 모르겠다.
다투라/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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