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비예보가 잘 맞아 밤늦게 부터 세차게 비가 내렸다.
집옆의 양쪽 작은 계곡도 물줄기가 거세다.
어제는 `비오기 전에` 뭐든지 한가지라도 더한다고 괜히 바빴다.
아랫밭 끝으로 봄에 국화 삽목을 심은 곳인데
처음에도 거의 개간하는 것처럼 풀을 뽑고 심었고,
가끔 물도 주고 풀정리도 해주었지만 국화는 한 뼘 자라고 풀은 두 뼘 자라는 악순환.
비가 내리면 감당이 안될듯 해서 다시 한번 풀을 뽑고 파이팅거름 한 번 더 주었다.
수박 덩굴은 자고 일어 나면 한 발씩은 더 퍼지는듯.
수박을 위해 비워둔 빈 밭이 가득차고 다른 곳으로 뻗어 가고 있다.
농사를 조금지으려니 이렇게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수박이 고맙기도 하다 ㅎ
수박 네 포기 중에 이렇게 다른 모양이 섞여 자라고 있다.
동그란 것과 좀 갸름한 것.
맛이야 뭐 비슷하겠지만...
수박밭 여기 저기 둥글 둥글 열려 자라는 게 보기에 흐믓하다.
먹는 것이 물론 좋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흡족하다.
저 밭이 언제 호박 덩굴로 뒤덮이나 했는데 고지가 눈 앞이다.
호박도 벌써 다섯개나 땄다.
장마 끝나고 나면 정신없이 열릴 텐데 그 애호박을 다 어디에 쓸까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또 한가지 백합이 피었다.
어찌나 향이 진한지 옆으로 지나칠 때마 흠흠 하게 된다.
비가 내려도 향기는 여전하다.
남편도 어제`비 오기 전에` 복숭아 있는 곳을 예초기로 풀을 베어 냈다.
아래쪽으로는 샤스타데이지 잔해와 온갖 풀들이 수풀을 이루던 곳.
열심히(?) 솎아 준다 했는데도 한 가지는 그냥 지나친듯 ...
조생종이라서 어느 정도 맛이 들어
벌레가 먹기 시작했거나 흠이 있는 것들을 한 소쿠리 따냈다.
얘는 꼭 장마통에 익어서 자칫 그냥 물러 떨어지거나
나중에 따게 되면 맹맛이기 일쑤다.
제대로 익으면 맛은 어지간한데 약도 안하고
멀쩡하게 제대로 된 복숭아 먹기를 원한다면 그건 욕심이겠다.
아침에도 비가 내리니 강제 휴식.
애호박 딴 것이 많아 소비차원에서 집에 있는 재료로 애호박 만두를 만들었다.
애호박은 소금에 절이고 돼지고기 간 것을 밑간해서 볶고
파와 부추를 대신해서 삼채를 잘게 썰어 넣었다
두부도 조금 물기를 짜서 넣고...
애호박 만두는 슴슴하고 담백한게 본래의 맛.
시판용 만두피가 냉동실에 남아 있어서 그것으로 쌌더니 모냥은 안난다..ㅎ
나는 점심에 이 만두로 대신하고 남편은 냉면.
같은 음식을 먹으면 좀 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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