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삽목가지로 키우던 제라늄이 이 한여름에 꽃 한송이 피었다.
기왕에 있던 것들은 모두 빨간색의 꽃이 피는데
모양만 달랐지 같은 색이라서 변별력이 떨어져 그냥 그렇게 보고 있는데
이 제라늄은 꽃의 색도 모양도 특별해서 앞으로 우대해 줘야 할 듯...
제라늄이 삽목도 잘되고 대~충 관리를 해도 거의 일년 내내 꽃이 피는데
얘는 잘자라지도 않고 유난히 션찮더니 이런 꽃을 품고 있느라 까탈을 부렸나 보다.
어찌 꽃만 이쁘다 하겠는가
상자에 넣어 두고 살피던 랑이의 새끼들이 좀 자라니 자꾸 상자 밖으로 나와
천지 사방 돌아 댕기니 간수하기 어렵다 생각했는지
며칠 전 장작 더미 위로 죄 물어다 놓았더라.
아직 어리니 아래로 내려 오지는 못하고 즈이 에미가 옮겨 놓은 자리에서
꼬물꼬물 모여 잠도 자고 놀기도 하고 그러고 있다.
아직 사료를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곧 젖을 뗄 시기가 오면
아래로 데리고 내려와서 사료를 먹게 하겠거니 하고 있다.
이 녀석들은 애기때부터 내가 만져 가며 눈에 약도 넣어 주고 잘 살폈으니
낯설어 하지 않아 아마도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을듯.
그나저나 네 마리가 각기 너무도 다르게 생겼다.
한배에서 나온 애들이라고 믿기 어렵게...
맨 오른쪽 한 녀석만 어미랑 똑같고 나머지는 각기 다르게 생겼다.
갈색 털이 있는 한 녀석은 정수리에 꼭 너구리 같은 무늬가 있다.
이렇게 꽃보듯 고양이도 보며 하루를 보낸다.
개발의 편자.
남편의 작업복이다.
한 때는 가름옷으로 대접을 받아 가며 챙겨 입던 도시의 옷들이
이곳에서는 그저 편하게 일할 때 입는 옷이 되어 버렸다.
시골살이 좋은 옷도 신발도 가방도 당췌 쓸데가 없다.
온통 흙투성이에 풀물이 들고 옷들이 그야말로 아...옛날이여 그러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처음 에는 그래도 `비랭이도 손 볼 날 있다는데...` 그러면서 챙겨 두었던 옷들도
필요가 없어지니 대부분 헌 옷 수거함으로 버려지고
이런 셔츠들은 그나마 구제대상이 되어 일 할때 입고 있다.
빨래를 개키다가 전에는 다림질로 반들반들하게 해서 옷걸이에 걸었던 옷이라서
이렇게 대충 개켜서 서랍장 작업복 칸에 넣으려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생활 습관도 입성도 모두 시골 늙은이들이 되어 있다.
물론 아쉬워 할 일도 아니고 이제는 이러고 사는 게 너무나도 편하고 이미 익숙하다.
어제와 오늘 마을회관의 점심밥상이다.
어제는 평소대로 건새우감자국에 돈육불고기 양배추쌈 고추찜 들깻잎볶음
그 정도로 장만했고
오늘은 중복이어서 그냥 지나가기가 그래서
간단하게 인절미도 하고 닭튀김도 배달시켜 과일과 음료정도 차려
중복 복달임에 가름했다.
이렇게 시골살이 단조로우면서도 평화롭게 잘 적응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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