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가족

오래된 기억

by 풀 한 포기 2024. 7. 16.

 
이미 중년이 된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사진이다
저런 날이 있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오래된 일이지만 ...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을 두고 엄마인 나는 출근을 하고,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각팍하지가 않아서 아파트 놀이터에 아이들도 많고
이웃집 엄마들이 더러 챙겨 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지나 갔다.
아들 내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집 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고,
 
아이들은 엄마가 쉬는 주말만 기다리는데
그 때는 토요일도 오전근무는 해야 되어서 퇴근 시간에 맞춰
두 아이를 집근처 시장건물 에 있는 경양식집으로 불러 내서 
애들 좋아하는 돈가스도 시멕이고 그랬었다.
여름이면 놀이터에서 놀다가 꼬질 꼬질한 모습으로 즈이 누나랑 함께
 내가 기다리는 곳으로 나와 돈가스를 사주면서 나는 이미 회사에서 밥을 먹고 왔으니
둘 만 먹으라고 하면 엄마도 같이 드시라고...
나는 이미 먹었다 하면 그럼 딱 한 점이라도 먹어 보라고 내 입에 하나 기어이 넣어 주는 그런 아이였다.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 보면 그 풍경은
같이 살지 않는 엄마가 밖에서 아이들을 따로 만나 밥한끼 사멕이는데
돈이 없어 아이들만 사주는 걸로 짐작이 될 만 했다 ㅎㅎ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서 이에 충치가 생겨
늘 다니던 치과에 즈이 누나랑 함께 보냈는데
퇴근하고 치료한 이를 보자 했더니그냥 발치가 되어 있어서 놀라 물으니
딸아이가 말하기를 선생님이 충치치료 하고 나도 곧 빠지고 다시 날 이라고
그냥 빼자고 해서 내가 그러라고 했어...아이고,
그 어린 애에게 그래도 보호자라고 허락을 받고 발치를 한 치과 선생님.^^
평소에 다 잘아는 동네 치과라서 가능했던 일.
 
한번은 아들이 회사로  엄마 나 벌 쏘였어~~하고 엉엉 울면서 전화를  했더라.
누나는 아직 학교에서 안 오고 혼자서 놀이터에서 놀다 그랬다고,
아마도 1학년이나 되었었을까 유치원 때였을까 그렇다.
아이들만 두고 다니니 비상금을 두는 곳이 있는데  애들도 알고 있어서
그곳에서 돈 한 장 꺼내서 집앞에 있는 할아버지약사가 계시는 약국으로 가라 일렀었다.
돈을 안 가져가도 약을 발라 주실분이기는 했지만...
암튼지 아이들 어려서는 사소하게 맘쓰이며 지낸 일도 많았지만
그 시절 이웃들의 인심 덕분에 별탈없이 다 잘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연히 이 사진을 보면서 아이들 어릴 때가 생각이 나서 잠시 그 시절로 돌아 가보았다.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에게 기대고 사는  (16) 2024.11.19
아이들이 돌아 갔다.  (27) 2024.11.10
추억의 골담초  (17) 2024.04.18
남편의 생일  (30) 2024.01.14
마음...청소  (38) 202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