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눈을 두어도 청량한 초록으로 가득한 여름의 시작.
마당에서 보이는 대로 여기 저기 우리집 풍경이다.
고양이들 마저 풍경의 한 부분.
달아 나지 않고 나에게 눈을 맞추는 기특한 녀석.
지금 있는 고양이들은 나와 적당한 거리를 항상 유지하고 조금은 데면 데면한데
이 아이는 가까이에서 오히려 나를 관찰하고 있다.
숨어서 육아를 하는 고양이.
처음에 네 마리였다가 한마리는 일찍 가서 세 마리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두 마리만 제 어미를 따라 헛간 앞까지 나와 있다.
한참을 기다려도 두 마리 뿐,
멀리서 줌인해서 간신히 사진을 찍었다.
남편은 오늘도 역시 낚시를 가고
혼자 먹는 밥상 모처럼 신경써서 먹기로 한다.
쌈채소 여섯 가지,
곰취,생채상추,적오크,깻잎,치마상추,로메인,
이걸 한 끼에 다 먹어 볼 참이다 ㅎ
공주알밤한우 채끝살 한조각을 오롯이 나를 위해 구웠다
방금 자른 아스파라거스도 가니쉬로...
낮에 밭으로 그득한 상추를 뜯으러 금선씨가 왔었다.
시골 어느 밭에나 넘쳐나는 상추,
그거 나누어 가는 사람이 좋은 이웃이다
그렇지만 뜯어낸 흔적도 없이 아직도 한가득이다.
지난 봄,
멀리서 온 연보라 독일붓꽃.
자리 잡아 첫 꽃대를 올렸다.
수줍은듯 아주 품위 있는 그런 색감의 꽃이 기왕에 있던
청보라의 그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참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