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간 집둘레 산길을 따라 천천히 산에 오른다
뒤돌아 본 나뭇가지 사이로 붉게 해가 떠오르는 것이 보인다.
남편과 아들은 아직 자고 있고 아침 일찍 할 일을 찾기 보다 그저 여유로운 산책.
이곳 산은 높지는 않으나 모두 경사가 심해 몹시 가파르다.
잠깐이어도 오르막은 숨이 차다.
산길을 걷다 만난 은난초 .
자세히 보니 어린 개체가 여기 저기 보인다.
제발 누구 눈에도 띄지 않아야 손을 안탈텐데....
집에 가져가 봐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데도 보이기만 하면 죄 캐간다.
집 뒤에서도 자주 보던 은난초인데 지금은 그곳에는 없더라
몇년 전에 좀 묵어 꽃이 많이 온 것이 보여서 다음 날 다시 가보니 움푹 떠낸 자리만...
노란색의 꽃이 피는 금난초도 보였는데 근래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 제자리에서 오래 살아 가기를 바란다.
더러 개체수가 많은 군락지에서 생명력이 강한 것들은 한 두포기 얻어 올수는 있는데
얘는 좀 안건드렸으면 좋겠다.
졸방제비꽃
땅비싸리꽃
저먼아이리스 흰색
부채붓꽃
이제 본격 붓꽃들이 피기 시작이다.
부채붓꽃은 꽃창포에 가까운 아이 같다.
강원도 이북의 습지에서 자란다는데 아마도 우리집 환경이 비슷하지 싶기는 하다.
이름이 왜 할미꽃인지 알려 주려는듯 온통 백발이 되어 가고 있다.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서 매발톱도 좀 지친듯,
박하/민트
번식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안 뻗치는 데가 없어서
모두 캐내버리고 요기에서만 자라라 그러면서 화분 하나에 조금만 심어 놓았다^^
스피아민트
얘 또한 집가까이에 두고 우대 할 것은 아니어서 아랫밭 비탈면에 옮겨 심었더니
남편이 풀이라고 제초제를 확 뿌려서...
그나마 잎만 죽는 약을 부렸다는데 씨가 마르게 생겨
남은 거 몇 포기 수습해서 화분에 심었다 얘도 여기서만 자라라고...
일단 우리집에서 멸종이 되는 것은 없게 하려는 가상한 결심이다 ㅎ
제초제나 자주 뿌리는 사람 같으면 말도 안하겠다.
뭔 맘을 먹고 올해 처음 부지런을 ...쑥은 잘 보존하고 그 옆댕이 국화에 약을 치고는
저 아래 쑥은 뜯지 말라고...
쑥과 국화를 구분하는 일이 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을 풀라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아무튼지 밭 가장자리 풀 나는 곳에 심어 놓은 꽃들은 이번에 대거 참사를 당했다.
루엘리아 삽목분을 트레이 두 개 가득 가져다 주신 분이 계시다.
마을 일도 열심히 하시는 황선생님.
이른 봄부터 정성으로 기르신 것을 감사하게 아낌없이 주셨다.
우리집에도 몇 포기 심고 나중에 뿌리가 좀 더 엉기고
비가 많이 내려 따로 물관리를 안해줘도 될 때 마을 꽃밭에 내다 심을 것이다.
마을 초입에 또다른 꽃밭이 있는데 지금은 작약이 심겨있고 앞쪽으로는 백일홍씨를 부렸고
내가 비닐하우스에 국화 삽목한 것이 있는데 좀 더 자라면 그 앞쪽에 내다 심을 것이고
중간에 저 루엘리아를 몇포기씩 모아서 무더기 무더기 심고
그 뒤로는 금화규를 올해는 심고 앞으로는 차츰 작약으로 채워 갈 생각이다.
매년 새로 심어야 되는 일년초는 형편상 너무 힘들고
다년생 꽃을 심고 기르면서 거름을 주거나 제초 작업 정도로 유지하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