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고
밭에 열무가 아무리 그득하기로 뭔 소용
뽑아 다듬고 절여 담아 내 김치통에 들어가야 비소로 그 가치가 생겨 나지
사는 채소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달팽이도 떼어 내가며 다듬은 건강먹거리,
한여름도 아니고 내가 요즘 국수 먹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터라
물김치로 담지 않고 그저 좀 자박하게 버무렸다.
열무물김치에 국수말아 먹으면 ...딱인데,
토마토가 좀 넉넉하기도 하고
생토마토만 먹자니 멀쩡이 나서 간단하게 마리네이드.
껍질 벗긴 토마토에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레몬즙 그리고 바질을 다져 넣으면 좋은데
아직 먹자고 덤빌만큼 자라지를 않아서 향만 취하자고 방풍나물을 한줄기 다져 넣었다.
이리하여 내맘대로 짝퉁 토마토 마리네이드가 만들어 졌다.
꿀을 조금 넣으면 풍미가 더 있겠지만 그것도 생략.
밥으로 먹을 거니까...
남편은 풀이 무서워 괜히 헛밭을 갈아 엎었다.
들깨를 심을 밭이라서 아직은 빈밭인데 밭둑으로 핀 샤스타데이지가 생경하다
예전같으면 지금 이 밭에는 고추가 심겨져 있을텐데
지난해부터 고추를 안심으니 밭도 한가하고 남편도 한가하고...
나는 원래 한가(한씨)다. ㅎㅎ
비가 내리고 며칠 동안 아침 저녁으로 오소소 춥기까지한 날씨였지만
찔레꽃이 필 때가 되었다는 것은 이제 봄이라고 떼를 쓸 수는 없다는 것.
도랑 건너편 저만치 찔레꽃 향기 흩날리며 초여름으로 가고 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