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나 있다던 비 소식이 이미 새벽부터 부슬부슬,
좀 전에는 바람도 불고 좀 사납게 내리기 까지 했다.
요즘 농촌에서는 고추도 심고 각종 모종을 본 밭에 내어 심는 때인데
이렇게 모종비가 내려 주면 금상첨화다.
어버이 날 숙제하러 어제 내려 왔던 딸은 일이 바쁘다고 점심 먹고 올라 갔다.
아침에 비가 좀 그쳤을 때 상추랑 청경채랑 뜯어서
박스 포장을 해서 보냈다.
가까이에 사는 선배언니네 어머니가 계시니 가져다 드리라고...
요즘 흔한 것이 상추지만 종류가 이것 저것 많으니 그냥 골라 먹는 재미도 있겠고,
직접 농사 지은 것이니 나누어 먹으면 좋은일이니까.
딸이 오면서 미레 구충제 넥스가드스펙트라도 사오고
두아이 모두 우리 둘에게 따로 용돈도 챙기고 가볍게 입을 즈이 아빠와 내 티셔츠를 사왔다.
매년 티셔츠를 사주니 내가 뭘 살 일이 없다.
티셔츠 너무 많다 하니 입던 것은 버리라고...ㅎ
내가 제일 잘못하는 것을 하라 한다
아들은 그제 와서 하루 자고 어제 오후에 덕산 처가에 갔다 식전에 돌아 왔다.
그댁 언니가 내려 오니 동서 있을 때 갔다 온다고...
딸도 없이 사위 혼자 뻘줌하니 가는 것도 서로 못할 일이기도 하고,
나는 그저 무심히 그러라 하고 뭘 챙겨 보내거나 하는 것은 이제 하지 않기로 했다.
부모.자식으로 엮였던 그 깊은 인연이 어찌 가볍겠는가.
사람의 도리도 다해야 하고...아들도 짐이 많다.
오고 가는 현금 속에 피어나는 웃음꽃! 이라는 우스개 말도 하지만
두 아이들이 내게 소용될 일이 있을 예정인 딴나라 돈으로 환전까지해서
어버이 날 선물로 주었다.
딸은 전에 환전해 놓았던 거 가져온다해서 알고 있었는데
아들도 소문 듣고 챙겨가지고 온 것.
친구들과 칠순여행을 가자고 예약을 하기는 했는데
그날 출발인원이 차지 않아 계약금도 보내고 그러긴 했지만
예정된 날짜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공항까지 가는 것도 귀찮다고 그러다가 그래도...그렇게 된 것.
이 일 저 일 모두 피해서 여섯명의 친구가 가까스로 정한 날짜라서 변경도 어려운데
그저 모객이 잘되어 예정대로 출발하면 좋겠다.
친구들 덕분에 나는 미리 칠순여행을 하게 된 셈.
그 시절에 일곱 살에 학교 들어 가는 아이가 거의 없었으니
대부분 나보다 한 살이 많거나 때로는 두 살 많은 친구도 있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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