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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풀 매주기 좋은 날

by 풀 한 포기 2024. 4. 21.

우후죽순이 아니고 우후쇠뜨기다.

누가 보면 쇠뜨기가 저 밭의 주인인 줄 알겠네

어제 벼르다 못한 이 딸기밭의 쇠뜨기를

오늘은 기어이 처단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작정하고 나섰다

내가 사정상 거의 2년을 대~충 건성건성 지나고 보니 올해는 정신차리자 싶어

이른 봄부터 여기 저기 풀도 일찍 매주고 열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사이 쇠뜨기가 딸기밭을 점령했다.

그나마 미리 미리 제비꽃은 보이는 대로 뽑아 줘서 오늘은 쇠뜨기만 뽑으면 되겠다.

쇠뜨기는 산의 절개지에서 많이 난다는데

우리집이 바로 그 위치라서 천지간에 쇠뜨기 안나는 곳이 없다.

어느해 여름 친구들이 왔을때 꽃밭에 미쳐 못 뽑은 쇠뜨기 무더기를 보고

`저게 무슨 꽃이니?` 그러고 묻기도 할 정도로 많다.

얘는 아마도 뿌리가 1m는 되는지 뽑아도 뽑아도 다시 나오는 아주 질긴 풀이다.

오전 내내 씨름을 해서 드디어 딸기밭 주인을 찾아 줌과 동시에

나는 딸기를 따먹을 자격을 획득했다 ㅎㅎ

도랑치고 가재잡고...딸기밭 풀을 매주다 처음에는 달래고 뭐도 다 뽑았는데

뽑다 보니 아까운 마음에 가려 놓았다.

그리 굵지 않고 아직 잎도 연하니 달래간장을 만들어야겠다.

유럽분꽃

옆을 지날 때마다 그 향에 코를 찡긋 하게 된다.

근데 이상하게도 벌과 나비가 다른 꽃에는 많이 오는데

이 분꽃에는 벌도 나비도 안온다.

내가 안 볼 때만 왔다 가는지....

 

연산홍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무당집처럼 울긋불긋...

아주 촌스러운 색을 자랑하며 이쁘게 ㅎㅎ

이맘때 연산홍 요란하게 안피면 그도 섭섭하기는 하겠지만 참 감당이 안되는 색이다

흰색의 철쭉이 조금 늦게 피기는 하는데 집앞 경사지로 온통 연산홍 붉은색이니

겨우 한무더기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

남편은 어제 오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낚시를 가서 집을 비웠으니

성가시게 뭐 챙겨 줄 일도 없고 나는 아침 일찍 부터 본업인 풀매는 일에 매달렸다.

점심 때가 거의 다되어 남편이 이제까지 낚시 인생 중 그중 대박 났다며

신나서 돌아 왔더라.

붕어를 동네 이집 저집 다 돌려 주고 ...

이 동네 분들은 붕어를 좋아하는 분이 많아서 크게 인심을 썼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오늘은 오후까지 좀 힘들다 싶게 일을 했다.

몸 생각을 해야하는데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무릎은 시큰.

뭔 먹고 살일 났다고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풀을 뽑다 보면 아무 생각이 없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천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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