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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아들 생일

by 풀 한 포기 2023. 11. 26.

두 아이 생일이 김장할 즈음 나흘 상관이어서

겸사 겸사 김장도 하고 식구들 모인 김에 미역국도 끓이고

평소에 즈이들이 해먹기 번거로운 음식 위주로 몇 가지 해먹이는 것으로

늘 생일을 가름하고 있다.

대부분 11월 셋째 주말에 모이는데 올해는 딸이 바빠서 마지막 주인 어제 오기로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아들이 갑자기 독감에 걸려 우리에게 옮길까 봐 못오고

딸 혼자만 내려 왔었다.

김장이야 진즉에 나혼자 다 끝냈지만 하필 생일에 그러잖아도 쓸쓸할텐데

혼자서 아프기까지 하니 내 마음이 참 그랬다.

심하게 아프지는 않다지만....

주인 없는 생일케잌을 나누어 먹자니 진짜 마음이 이 계절만큼 쓸쓸했다.

오늘이 아들 생일 당일이어서 내가 끓인 미역국과 반찬 몇가지와

김장 한통을 가지고 즈이 누이가 아침만 먹고 일찍 올라 갔다.

그래도 점심이라도 엄마가 만든 음식 먹게 한다고...

잘먹는 게무침도하고 그 아이 좋아하는 거 몇 가지 장만했던 거와 밑반찬 서너 가지

포장해서 가져다 주니 점심에 먹는다고 사진을 보내 왔다.

한꺼번에 다는 못차려 먹고 그래도 미역국은 데워서 상을 차렸네...

내가 마음 쓸까 봐 아들도 애를 쓰고 있다.

얼마 전에 통신사에서 안내 문자가 오기를 온가족 할인 상품에 가입 되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탈퇴를 해서 총 가입 기간이 얼마 줄었다고,

아들이 그냥 가지고 있던 며느리 전화를 이제야 해지를 한 모양.

이제는 카톡에도

**님이 기억할 친구로 전환되어 그룹 채팅방에서 나가기 처리 되었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뜬다.

아들이 며느리 전화 해지하고 일련의 일들을 하며 마음이 안좋아 병이 났나 싶기도 하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내가 너무 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아니면 그 아이가 우리에게로 와 함께 지냈던 그 때가 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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