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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가족

낭만 고양이

by 풀 한 포기 2023. 11. 13.

나도 꽃이 이쁜 것을 안다고...

국화의 향을 맡으려고 코를 대고 흠흠하고 있는 낭만 고양이다.

욘석은 꼬리끝이 하트모양이어서 그냥 하트라고 불리는 아이인데

우리집 서열 1위 수컷고양이 되시겠다.

그러나 마을의 터줏대감 깡패 고양이가 나타나면 꼬리를 내리고

아주 높은 곳으로 피신을 한다.

처음에는 몇 번 대적을 해보기도 했지만 덩치도 그렇고 역부족.

즈이들끼리의 영역 싸움에 그래도 우리집 고양이라고 편들어 쫓아 주기도 하고 그러지만

워낙 기세가 대단해서 얘가 포기한 상태.

그래도 그 깡패고양이가 예의(?)는 있어서 밥을 주면 우리집 고양이들이 다 먹고 난 후에

슬그머니 와서 먹지 밥을 빼앗거나 그러지는 않아서

어떤 때는 니가 뭘 알겠니 그러면서 밥을 챙겨 주고 그런다

우리집 헛간에서 크고 있는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

얘들 엄마도 경계가 심해 나만 봐도 도망을 치니

이 어린 새끼들도 내 발소리만 들려도 싹 숨어 버린다.

이 사진도 오래 앉아 기다려 그것도 멀리에서 줌인해서 찍었다.

제대로 찍었으면 더 귀여운 모습일텐데...

지난 늦은 봄에 태어나 이제 거의 다자란 아직은 애기 고양이다.

그나마 내가 간식을 주면 가까이 와서 받아 먹을 만큼 조금 친하다^^

내가 밥을 챙기는 아이들이 대략 열 다섯 마리 정도 인데

어떤 때는 좀 많아 졌다가도 즈이들끼리 개체수 조절을 하는지

거의 비슷한 숫자를 유지 한다.

며칠만에 나타나 밥만 먹고 가는 녀석부터

집언저리에서 살고 저녁에는 대문안에 집에 들어와 자는 애들도 있고.

하우스나 주차장 헛간 그 정도 거리에서 살고

밥 줄 때가 되면 귀신같이 알고 집앞으로 죄 모여 든다.

처음 고양이를 기를 때는 야생이지만 이름도 다 지어 주고

좀 살뜰하게 챙겨 보려 애를 써서

더러는 안에 들여 기르기도 하고 그랬지만 예고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하고

야생이라서 수명이 그리 길지 않으니 아직은 더 살겠지 했는데도 가버리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오랫동안 우울감 같은 게 와서

이제는 이름을 지어 주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그저 오는 아이들 밥 주고

내 손에 잡히는 아이는 어디 아프면 약도 먹이고 그러지만

나만 보면 달아 나는 아이들은 도와 주고 싶어도 도리가 없으니 그냥 그런가 보다

조금 무심하게 그렇게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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